충북 청주의 3대 사창가로 불렸던 ‘밤고개’가 새 단장 된다.
밤고개는 청주 북부권 나들목인 내덕동에 있는 고개다. <신동국여지승람>에 ‘율현’이란 이름이 나올 정도로 유서 깊다.
하지만, 근대 이후 밤 고개는 오정목, 사창동 등과 더불어 청주 사창가의 대명사도 불렸다. 밤고개의 유명세는 길 건너 옛 청주연초제조창과 궤를 같이한다. 청주 연초제조장은 1999년 문을 닫을 때까지 노동자 2천~3천명이 해마다 담배 100억 개비를 생산했다. 50여년 동안 청주를 먹여 살렸다. 이 때문에 밤고개도 돈과 사람이 넘쳤다. 연초제조창이 문을 닫으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지만 지금도 유해업소 30여곳이 영업을 한다.
청주시는 2022년까지 국비 80억원 등 274억원을 들여 밤고개 정비를 포함한 내덕1동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한다고 3일 밝혔다. 밤고개 유해업소 16곳을 정비한 뒤 4679㎡에 덕벌 나눔 허브센터를 조성할 참이다. 유해업소 대신 문화거리를 조성하고, 지역 공예가 등이 작품을 창작·판매하는 상생 상가도 들일 계획이다.
이진혁 청주시 도시정비팀 주무관은 “지금 여건으로 밤고개 유해업소 전체를 바꿀 수 없다. 일단 절반 정도를 정비하면 거리가 밝아지고, 유동인구가 늘면서 퇴폐 영업도 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밤고개뿐 아니라 주변도 밝아진다. 밤 고개 주변 청주농고를 중심으로 청주 1순환로, 새터로 등 1.324㎞는 가로수, 주차장 등이 갖춰진 생활 문화의 길로 재탄생한다. 또 1순환로 주변 4780㎡에는 신혼부부, 청년 등을 대상으로 행복주택 80가구가 들어선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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