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인 독수리가 처음으로 관찰됐다. 대전세종연구원 제공
대전에서 멸종위기야생동물(2급)이자 천연기념물(제243-1호)인 독수리가 발견됐다.
대전세종연구원은 최근 도시생태지도 작성 조사를 하다 대전시 동구 직동 대청댐 인근에서 독수리 1마리를 발견했다고 11일 밝혔다. 독수리가 대전에서 발견되기는 처음이다. 연구원 쪽은 발견된 독수리는 날개를 폈을 때 길이가 2.5m 크기로 성체에 가깝고 비행하는 모습으로 미뤄 건강에 이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독수리는 주로 몽골에서 번식하며, 우리나라 경남 고성군, 강원도 철원·파주 등에서 월동하는 겨울 철새다.
대전세종연구원 이은재 박사는 “몽골에 서식하다 겨울철에 먹이 경쟁에서 밀린 개체들이 남하해 월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 독수리가 대전에서 월동하는지, 다른 지역으로 가다 중간에 낙오한 개체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만약 이 독수리가 대전에서 겨울을 난다면 서식지 보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 대청댐 인근에서 천연기념물 독수리가 날아오르고 있다. 대전세종연구원 제공
대전세종연구원은 지난해 7월부터 포유류, 조류, 양서파충류 등 분류군별로 나눠 대전도시생태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조류 조사팀은 갑천변에서 멸종위기종인 흰꼬리수리를 비롯해 큰고니, 흰목물떼새, 참매, 새매를 발견했고 대청호 주변에서는 흰꼬리수리와 독수리를 확인하는 등 10종의 법정보호 조류를 확인했다.
이윤구 대전시 기후환경정책과장은 “대전에서 멸종위기종이 잇따라 발견돼 서식 환경 복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생태계를 대표하는 깃대종 복원, 습지관리와 생물 서식공간 조성, 도심 생태 축 연결 등 자연생태 복원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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