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쪽과 부당해고 관련 소송을 벌이던 충북 청주의 한 방송사 비정규직 프로듀서(PD)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5일 청주 상당경찰서 등의 말을 종합하면, 4일 저녁 8시께 청주시 상당구 한 아파트 지하실에 ㄱ(38)씨가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청주의 한 방송사 비정규직 프로듀서인 ㄱ씨는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다. 억울하다. 모두가 알고 있지 않을까. 왜 그런데 부정하고 거짓말하나. 그리고 미안해….” 등의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겼다.
ㄱ씨는 2004년부터 2018년 4월까지 이 방송사에서 연출·행정 업무 등을 했으며,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다 퇴사한 이후 최근까지 회사 쪽과 부당해고, 근로자 지위 확인 등에 관한 소송을 벌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송사 노조 관계자는 “그는 평소 프리랜서로 일했지만, 방송사 안에서 모두 피디라고 불렀다”며 “그는 퇴사 뒤 부당해고 등에 대한 소송을 벌였지만 최근 법원은 근무형태 등을 들어 그의 정규직 신분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안타깝다. 회사 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처우 개선 등을 회사에 요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함께 일했던 이가 숨져 뭐라 할 말이 없다. 그의 주장과 달리 소송 과정에서 근무형태, 출퇴근 등이 여느 정규직과 다른 부분이 있었다는 회사 쪽 입장을 법원이 받아들였다. 법리적인 부분을 떠나 도의적으로 무한한 안타까움과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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