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세종역에 이어 ITX 세종역 설치를 주장한 이춘희 세종시장.
고속철도(KTX) 세종역 설치를 주장하던 세종시가 이번에는 도시 간 특급열차(ITX) 세종역 카드를 내놨다. 세종은 정부 부처 업무 효율성, 시민 편의성 등을 강조했지만, 이웃 대전과 충북 등은 승객 증감 분석에 나서는 등 마뜩잖은 상태다.
세종시는 오는 6월까지 정부 세종 청사 접근성을 높이고 교통수단을 다양화하는 방안으로 KTX와 ITX 세종역 설치 사전 타당성 조사를 벌인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난 16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충청권 행정협의회에서 ITX 세종역 설치를 강조했다. 이 시장은 “ITX 세종역은 중앙 부처와 국책 연구기관 등의 업무 효율성과 민원인 편의성, 충청권 광역 철도, 청주공항 활성화 등을 위해 필요하다. 충청권 상생 협력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고 밝혔다.
ITX 세종역은 세종시가 추진했던 KTX 세종역의 ‘대타’로 여겨진다. 2016년 총선에서 세종 지역구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TX 세종역 설치를 공약한 데 이어 이춘희 시장도 거들었다. 그러나 이웃 공주역·오송역 등의 기능 축소를 우려한 충남북의 반대가 이어졌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세종역 설치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KTX 세종역 논란은 잦아들었다.
ITX 세종역 계획은 기존 경부선 철도 세종 내판역에서 정부 세종 청사까지 8~10㎞를 연결하는 것으로, 새마을호 기준으로 세종~서울역 구간을 70~80분 정도에 오갈 수 있다. 지금 세종 청사~오송역 간 비아르티(BRT, 20분), 오송~서울역(50분) 등 KTX 이용 시간과 비슷하다.
김종기 충북도 교통·철도팀장은 “국철을 연장하는 개념이어서 KTX와 조금 다르다. 막대한 예산에 따른 효율성, 오송역 등 KTX 승객 증감 등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했으며, 송상선 대전시 광역철도팀장은 “4차 국가 철도망 계획, 충청권 광역 철도 2단계 사업 등과 연계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등은 ITX 세종역 설치가 국가 균형발전을 헤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두영 지방분권 전국연대 공동대표는 “KTX와 ITX 세종역을 설치하면 서울과 세종의 접근성을 좋게 해 수도권 인구 분산이라는 세종시 조성 취지가 흐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동 대전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애초 세종은 오송역 이용을 전제로 만들어졌다. 세종역 설치 편의보다 세종과 대전, 충남북 등 주변 지역과 영향성과 국가 균형발전 원칙을 먼저 살펴야 한다”고 했다.
오윤주 최예린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세종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