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천사들’의 선행이 연말을 따뜻하게 데우고 있다.
충북 제천시청 희망복지팀은 최근 한 연탄 업체에서 전화를 받았다. “누군가 연탄 2만장을 보관하고 갔으니 연탄 받을 분 주소를 알려주면 배달할게요. 누군지는 알려 하지 말고, 어려운 이들에게 전해달라고만 했어요.”
전화는 2003년 겨울부터 17년째 이맘때 걸려온다고 한다. 제천시는 전화에 따라 제천시는 연탄을 기증받을 저소득 주민을 선정하고 있다. 유은상 희망복지팀 주무관은 “이번에는 누군지 알아보려고 수소문했지만, 끝내 알아내지 못했다. 뜻에 따라 저소득층 가정 56곳에 300~500장 정도씩 연탄을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괴산군 소수면에도 얼굴 없는 천사가 다녀갔다. 그는 최근 괴산군 소수면에 편지를 보냈다. 편지 봉투 안에는 “소수면 관내 어렵고 힘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글과 함께 현금 100만원이 들어 있었다. 지난해 이맘때도 비슷한 편지가 왔었다고 면사무소 쪽은 전했다. 소수면은 필체, 시기 등으로 미뤄 같은 이가 보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설규 괴산 소수면장은 “요즘 기부활동이 줄어드는 마당에 이런 선행은 지역 사회를 따뜻하게 한다. 천사의 마음을 어려운 이웃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괴산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