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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시골마을 소각장 주변 영향평가 하세월…“암으로 10년새 60명이 숨져”

등록 2019-12-02 18:38수정 2019-12-03 02:32

암환자 45명…주민 100명 중 1명꼴
북이면 인근 폐기물소각장 3곳 밀집

하루 543t 처리…청주 처리량 37%
정부 영향평가 늦어지자 ‘괴담’

환경부, 뒤늦게 ‘이달안 조사’ 내비쳐
주민들은 국가 상대 손배운동 추진
청주, 증평, 진천 주민 등이 지난 2월 청주시청에서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ㅇ업체의 소각시설 증설을 반대하며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청주 북이지역에 소각시설이 잇따라 들어서자 북이면 주민뿐 아니라 대기환경 영향권인 이웃 증평, 진천 주민 등도 반발하고 있다. 증평군 제공
청주, 증평, 진천 주민 등이 지난 2월 청주시청에서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ㅇ업체의 소각시설 증설을 반대하며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청주 북이지역에 소각시설이 잇따라 들어서자 북이면 주민뿐 아니라 대기환경 영향권인 이웃 증평, 진천 주민 등도 반발하고 있다. 증평군 제공

전북 익산 장점마을의 집단 암 발병 사태의 원인이 인근 비료공장에서 불법으로 사용된 담뱃잎 때문이란 조사 결과가 최근 나온 가운데,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에서도 주민들이 지역 폐기물 소각시설을 암 발병 원인으로 지목하며 ‘환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주민들이 요구한 건강영향조사가 늦어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폐기물 소각장이 밀집한 이 지역은 폐암 등 호흡기·기관지 질환자가 급증하면서 마을 주민 상당수가 암, 질환 등에 노출됐다는 ‘괴담’마저 떠돈다.

지난 4월22일 북이면 주민 1523명은 환경부에 건강영향조사를 청원했다. 이곳에 몰려 있는 소각장이 주민 건강을 위협한다는 이유에서다. 북이·오창 지역에는 소각장 3곳이 있으며, 이들 소각장의 하루 처리 용량은 543.8t으로 청주 전체 처리량(1458t)의 37.3%에 이른다. 유민채 북이면 주민협의체 사무국장은 “지난 10년 사이 북이면에서 암으로 60명(폐암 31명)이 숨졌고, 호흡기·기관지 질환자 45명이 발생했다. 청주 외곽 농촌인데 유난히 폐암, 호흡기·기관지 질환자가 많아 소각장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북이면의 재가 암 환자는 45명이며, 이는 청원구 전체 암 환자(199명)의 22.6%다. 지금 북이면 인구는 4700여명으로 청원구 전체 인구의 2.4% 정도지만 암 환자 비율은 청주지역 읍·면·동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이에 환경부 환경보건위원회는 지난 9월 주민 청원을 수용하고 주민 건강영향조사를 벌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관련 결정이 난 지 석 달째가 됐지만 주민 건강영향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유민채 사무국장은 “환경부 결정 뒤 조사가 곧바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전북 익산 장점마을 사태가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더 불안해하고 있다. 하루빨리 진상이 규명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업체를 구하지 못해 관련 조사가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립환경과학원에 맡겨 북이면 환경오염 및 주민 건강 실태조사 연구 용역 입찰 공고를 했지만 업체를 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업체가 선정되면 △지역 환경오염 배출원 평가 △지역 환경오염 평가 △주민 건강 조사 등을 1년 동안 진행할 계획이다. 이보은 국립환경과학원 환경보건연구과 건강영향조사 담당은 “1차 입찰에서 업체를 구하지 못해 재공고 끝에 한 업체를 선정해 심사 중이다. 문제가 없으면 이달 안에 조사가 시작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폐기물 소각장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주변 주민 건강을 담보할 수 있는 관련 법 제·개정과 국가 대상 손해배상 운동도 준비하고 있다. 유 사무국장은 “현행 폐기물 소각장 관련 법규는 업체 쪽의 기업 활동 위주로 돼 있어 주민 생존과 환경권을 제대로 담보할 수 없다. 제도 개선과 함께 국가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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