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복합발전소 건설반대투쟁위원회 등이 27일 오전 충북 음성군청 앞에서 엘엔지 발전소 건립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건립을 두고 충청권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정부 등에서는 액화천연가스를 친환경 발전원으로 소개하고 있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인체 유해성을 주장하며 발전소 건립 철회를 촉구하는 상황이다.
충북 음성 복합발전소 건설반대투쟁위원회,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등은 27일 음성군청 앞에서 엘엔지 발전소 건립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엘엔지 발전은 천연가스 이용해 안전하다고 하지만, 실제 발전 과정에서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이 다량 배출돼 대기 등을 오염시킨다. 주민 생존을 위협하는 발전소 건립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동서발전은 음성군과 협약해 음성읍 평곡리 일원 35만㎡에 1122㎿급 엘엔지 발전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1조2천억원을 들여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손현광 음성 복합발전소 반대 대책위원장은 “음성군이 주민 동의 없이 업체와 꼼수로 발전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주변에 학교, 주택가 등이 흩어져 있어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지난 12일부터 음성군청 앞에서 천막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충북 음성군청 앞에서 엘엔지 발전소 건립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주민들.
이에 대해 홍태경 음성 복합발전소 티에프(TF)팀장은 “엘엔지 발전소는 충남 당진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하는 친환경 발전소로 지난해 자체 검증위원회를 통과해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생산 유발 2조900억원, 고용유발 5798명 등 지역 경제 효과가 크다. 환경 오염 우려 등은 주민과 소통하고 협의해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청주지역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곳에서는 에스케이(SK)하이닉스 엘엔지 발전소 건립을 놓고 환경단체 등이 반발하고 있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2022년까지 8천억원을 들여 청주시 흥덕구 외북동 134일대 5만4860㎡에 545㎿급 엘엔지 발전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에스케이하이닉스 쪽은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발전소를 추진하고 있다. 저 녹스(질소산화물)버너, 선택적 촉매환원법 등을 활용하면 우려할 만한 환경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전시는 한국서부발전과 서구 평촌산업단지에 1조7780억원을 들여 1천㎿급 엘엔지 발전소 건립을 추진하다, 주민 반발이 커지자 지난 6월 사업을 백지화하기도 했다.
박종순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정책팀장은 “엘엔지 발전은 석탄 화력 발전에 견줘 대기 오염 물질 배출 3분의 1, 초미세먼지 발생 8분의 1 정도”라며 “석탄과 견줘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하다는 것이지 완전히 무해한 발전은 아니다. 청주, 음성은 산업단지 밀집 등으로 이미 대기 질이 좋지 않은 곳이어서 대규모 발전소가 들어서면 오염은 가속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