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농민회가 11일 제천 봉양초를 찾아 가래떡을 건네는 등 농업인의 날 행사를 했다. 농민회는 지난 5월 학생들과 통일 쌀 손 모내기를 하는 등 통일 쌀 경작 행사를 진행했다.
빼빼로 데이? 가래떡 데이?
11일 충북 곳곳에선 농업인의 날 행사가 펼쳐졌다. 제천시농민회는 이날 봉양초를 찾아 학생들에게 가래떡을 건네는 등 농업인의 날 행사를 했다. 농민회는 지난 5월 학생들과 통일 쌀 경작지에서 손 모내기를 하는 등 벼를 재배해왔다. 김준철 농민회장은 “통일 쌀을 경작해 북녘 주민에게 전달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지역 학생들과 함께한 행사가 통일 운동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한국쌀전업농청주시연합회는 이날 오후 2시 농협청주농산물물류센터에서 쌀 사랑 캠페인을 벌였다. 이들은 손수 빚은 가래떡을 시민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김병학 회장은 “‘농업인의 날’과 ‘가래떡 데이’가 자리 잡아 농업·농촌의 소중함을 새기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96년 정부(내무부)는 한자로 농업을 상징하는 흑토(土)가 열 십(十)과 한일(一)로 이뤄진 것에 착안해 한 해 가운데 십(十)과 일(一)이 겹치는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로 정했다.
하지만 연인끼리 11월 11일을 상징하는 막대 과자 선물을 주고받는 ‘빼빼로 데이’가 등장하면서 취지가 흐려지기도 했으나, 최근 가래떡을 선물하는 ‘가래떡 데이’가 부상하면서 농업인의 날도 부활했다.
충북교육청은 이날 구내식당에서 가래떡 시식행사를 하고, 복지시설을 찾아 가래떡을 건네기도 했다. 청주 남일초는 가래떡 급식, 가래떡 3행시 대회를 했으며, 오송중은 가래떡 시식과 함께 농업인의 날 5행시 대회를 열었다.
단양 구경시장 상인회는 111m 가래떡을 선보이고, 시민들과 나누기도 했다.
그러나 농민들에게 마냥 즐거운 날은 아니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북도연맹은 이날 성명을 내어 “이 땅에서 농민으로 살아남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곱씹게 되는 농업인의 날이다. 농민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주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제천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