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연풍 새재 과거 길을 찾은 시민들이 선비상 앞에서 새재 과거길 관련 속설을 살피고 있다. 이 길은 수능 대박길로 이름나 전국에서 학부모들이 몰리고 있다.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앞두고 연풍 새재 과거 길이 ‘수능 대박 명당’으로 눈길을 끈다. 수험생 자녀의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는 학부모 등이 줄을 잇고 있다.
새재는 ‘조령’의 순우리말로 충북 괴산군과 경북 문경시의 경계를 이루는 고개다. 괴산에선 연풍새재, 문경에선 문경새재로 부른다. 부산, 대구 등 영남의 선비와 상인 등이 이 길을 지나 한양에 다다랐다.
새재는 소백산을 넘는 북쪽 죽령(경북 영주~충북 단양), 남쪽 추풍령(경북 김천~충북 영동) 등과 더불어 서울로 향하는 영남의 세 관문 가운데 하나였다. 특히 선비들이 많이 이용하면서 과거 길로 불렸다. 오성인(69) 괴산 문화관광해설사는 “추풍령으로 가면 추풍낙엽처럼, 죽령으로 가면 대나무처럼 미끄러져 낙방한다는 속설 때문에 선비들은 새재를 많이 이용했다. 선비, 양반, 대상 등은 이 길을 지났지만 여느 장사치들은 북쪽 닷돈재로 우회해야 하는 등 지체 높은 길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령산 자연휴양림~조령 3관문 사이 연풍새재 과거 길(1.5㎞)에는 선비상, ‘어사또가 쉬어간 자리’ 등 선비의 표상인 어사 박문수 관련 유적도 더러 있다. 주변엔 박문수가 마패를 걸어 놓고 쉬었다는 전설을 지닌 마패봉도 있다.
이런 전설과 속설이 더해져 과거 길은 수능 기원길이 됐다. 지난달 31일 이곳을 찾은 최아무개(58)씨는 “새재 과거 길이 합격 길이라는 말을 듣고 서울에서 찾아 왔다. 수능을 앞둔 딸이 시험을 잘 보기를 기원했다”고 말했다.
새재는 과거 물류·행정·군사·지리적 요충지이기도 했다. 오 해설사는 “부산 등 영남의 선비 등이 낙동강을 이용해 배로 상주에 다다른 뒤 새재를 지나 충주 목계나루에서 다시 배를 타고 한강을 거슬러 한양에 이르렀다. 부산, 대구 등에서 새재를 지나 한양에 이르는 구간은 사실상 직선이어서 최단 거리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새재 주변 연풍은 조선 시대 화가 단원 김홍도가 현감을 지냈으며, 수옥폭포, 보물 97호 마애이불병좌상, 연풍성지 등 문화 유적이 곳곳에 있다. 연경모 괴산군 홍보팀 주무관은 “수능을 앞두고 새재 과거 길을 찾는 학부모 등이 쉽게 눈에 띈다. 수능 대박 소원을 이루고, 덤으로 연풍의 가을 정취도 만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차영 괴산군수는 “연풍은 유적, 관광 자원이 풍부한 괴산의 보물창고다. 2023년 중부내륙선 철도역이 개통하면 전국에서 1시간 안에 접근하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괴산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