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식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 한범덕 청주시장, 신재호 선진그룹 회장, 김수언 포커스 글로벌대표(왼쪽부터) 등이 지난달 31일 충북도청에서 청주에어로폴리스 헬기정비산업 투자협약을 하고 있다.
청주국제공항을 중심으로 항공정비산업(MRO)을 추진하다가 낭패를 본 충북도가 헬기 정비 쪽으로 급선회하면서 활로를 찾고 있다. 헬기 정비 전문 지구(클러스터)를 조성해 민간·군용 헬기 정비를 주도하고, 국외 정비 수요도 흡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충북도는 지난달 31일 청주시, 회전익(헬기) 정비업체 포커스 글로벌, 선진그룹, 유아이(UI)헬리콥터 등 3곳과 충북경제자유구역 에어로폴리스 1지구에 헬기 정비시설 설치를 위한 투자협약(MOU)을 했다고 5일 밝혔다.
협약을 보면, 포커스 글로벌 430억원, 선진그룹 1000억원, 유아이 헬리콥터 570억원 등을 투자해 헬기 정비 격납고, 부품 창고, 경정비 공간, 교육·훈련 시설 등을 에어로폴리스 안에 조성하기로 했다. 포커스 글로벌은 산림청·소방청 등에 공급하는 러시아 헬기 정비업체로 청주공항에 입주해 있다. 경기도 김포산업단지에 있는 선진그룹은 캐나다 헬기 정비업체를 인수해 헬기 정비에 뛰어들었으며, 충남 예산의 유아이 헬리콥터는 미국 벨 헬리콥터사와 합작으로 한벨 헬리콥터를 운영 중이다.
충북도는 2020~2021년께 청주공항 주변 에어로폴리스 1지구 조성을 마무리하고, 이들 업체를 단계적으로 입주시켜 헬기 정비 전문 지구로 육성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에서 민간 헬기 200여대, 군용 헬기 800여대 등이 운용되고 있으며, 충북도는 비전투 부문 군용 헬기 정비 수요가 민간 외주로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용수 충북경제자유구역청 항공연관산업유치 담당은 “지금 국내에선 개별 업체 위주로 헬기 정비를 하거나 국외에서 정비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최초로 헬기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국내 민간·군용 헬기 정비는 물론 국외 정비 수요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충북도 관계자는 “포항 헬기 참사의 헬기도 노르웨이에서 들여왔으며, 국외에서 정비해야 하는 것으로 안다. 헬기 정비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수시로 원활한 정비가 이뤄져 대형 참사 우려를 줄이고, 안전 운항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충북경제자유구역 지구별 사업 현황.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충북도는 아시아나 항공과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항공정비산업 단지 구축에 힘써 왔다. 하지만, 아시아나 쪽이 2016년 경영난과 항공정비 수요 부족 등을 이유로 발을 빼면서 청주공항 에어로폴리스 지구는 사실상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충북도는 에어로폴리스 1지구 15만3086㎡ 가운데 2만3천~2만6천㎡를 청주공항 거점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로케이 용지로 남기고 나머지는 헬기 정비 집적 단지로 키울 방침이다. 또 2지구(32만627㎡) 항공산업 지구도 헬기 정비 관련 부품·소재 업체 입주를 검토하고 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에어로폴리스 1지구는 회전익 전문 정비단지로 육성하고, 2지구, 3지구에도 헬기 관련 정비, 부품 제조 업체를 집적시켜 에어로폴리스를 헬기 정비 산업 클러스터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충북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