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지난 25일 청주시청에서 청주시의회의 양서류 생태공원 민간 위탁 중간 결정을 성토하고 있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제공
충북 청주시의회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양서류 생태공원을 10년 동안 위탁 운영해온 (사)두꺼비친구들의 위탁 중단을 결정하자 주민,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청주시의회는 양서류 생태공원 관리·운영 민간 위탁 동의안을 부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2월부터는 청주시가 이 공원을 직영해야 한다. 이우균 청주시의회 농업정책위원회 위원장은 “양서류 생태공원 관리 실태를 점검했더니, 시의 보조금으로 주변 노인 식사를 접대하는 등 엉망이었다. 행정 사무감사로 부실 운영 실태를 낱낱이 파헤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경아 두꺼비친구들 사무처장은 “시와 협의해 생태공원 잡초 제거 등 자원봉사 형태로 공원을 가꾸는 노인 120명에게 어버이날 점심 대접을 한 사실은 있다. 보조금 부실 운영은 터무니없는 지적이다. 양서류 생태공원은 전국에서 탐방객이 몰리는 등 생태 보존·교육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 양서류 생태공원을 찾은 어린이들이 두꺼비, 맹꽁이 등을 살피고 있다. 두꺼비친구들 제공
양서류 생태공원은 2003년 청주 산남 택지개발 과정에서 사업자인 한국토지공사, 청주시, 환경단체 등의 상생 협약으로 탄생했다. 두꺼비친구들은 2009년부터 해마다 청주시에서 2억7500만원을 받아 산남동 두꺼비생태공원(4만2031㎡)과 성화동 맹꽁이생태공원(3만8409㎡) 등 2곳을 위탁·운영해왔다. 두 공원에는 생태문화관, 도서관, 원흥이방죽 등이 있으며, 두꺼비친구들은 △두꺼비순찰대 운영 △생태공원 모니터링 △생태연구소 등 20여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해 5만8026명에 이어 지난 9월 말까지 전국에서 3만8848명이 생태공원을 찾았다.
청주 양서류 생태공원을 찾은 어린이들이 물고기 모형을 만들고 있다. 두꺼비친구들 제공
당장 시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산남동 두꺼비마을 아파트협의회, 두꺼비를 사랑하는 아빠들의 모임 등 주민들은 30일 청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관 협치로 탄생한 두꺼비 생태공원 사례는 중학교 교과서에 실리고,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부러워하는 자연 생태계 보전 운동의 모태다. 생태 본연의 가치를 실현하는 민간 활력을 훼손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