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 서울 서초구 원지동으로 이전이 추진됐지만 중앙의료원은 최근 이전 불가를 공식화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의 서울 이전이 난항을 겪자 경기 파주, 세종, 충북 오송 등이 의료 복지 균형, 접근성 등을 앞세워 유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중앙의료원은 최근 서울 을지로에서 서초구 원지동으로 신축 이전하려던 사업 중단을 공식 선언했다. 중앙의료원은 “서울 강남, 분당에 인접한 의료 과잉지역이며, 경부고속도로와 화장장으로 둘러싸인 원지동 용지가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소음 환경기준 초과와 보완에 따른 천문학적인 비용 부담도 문제다. 원지동 이전을 사실상 전면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중앙의료원 이전은 참여정부 때인 2003년 국가 중앙병원 확대 개편 계획으로 출발했다. 1958년 설립된 의료원을 국가 보건의료를 총괄하는 ‘국가중앙병원’으로 확대하려 했다. 최초 후보지로 화장장 건립에 따른 주민 설득을 위해 원지동 카드가 제시됐다. 2006년 행정중심복합도시도 후보지로 부상했지만 2007~2008년 이명박 정부 때 원지동 이전이 다시 추진됐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진행한 주민공청회, 환경영향평가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특히 방음 터널을 설치해도 야간 시간대 최고 62.3㏈을 기록하는 등 소음 환경기준(55㏈)을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안 이전이 불투명해지자 지방 자치단체들이 유치를 위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도권인 경기 파주는 의료 사각지대 해소와 통일 시대 남북 의료 교류를 앞세운다. 박명화 파주시 투자유치팀장은 “파주는 많은 의료 수요에도 종합병원 등 의료 복지가 부족한 실정이어서 중앙의료원 등 종합 의료기관이 필요하다. 또 통일 시대 남북의 중심으로 남북 의료 교류의 중심 구실을 할 수 있다. 파주가 적지”라고 밝혔다.
행정 도시 세종과 이웃 청주 오송은 보건복지부 등 의료 국책기관과 연계성, 국민 접근성 등을 내세운다. 서종선 세종시 보건정책과장은 “세종은 보건복지부가 이전해 있고, 국토의 중심으로 전국에서 2시간 안에 접근할 수 있다. 국가 의료 균형발전 차원에서 세종이 중앙의료원 이전의 좋은 대안”이라고 말했다. 전성수 충북도 바이오정책과 주무관은 “국가 산업단지인 오송 생명과학단지엔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본부 등 보건 의료분야 국책기관 6곳이 들어섰고, 이웃 세종에 복지부가 있다. 경부·호남 고속철도 분기역인 오송역, 경부·중부고속도로 등 빼어난 교통여건으로 접근성도 좋다. 오송이 중앙의료원 이전의 최적지”라고 주장했다.
정치권도 중앙의료원 지역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파주을)과 같은 당 오제세 의원(청주 서원)이 지역구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국립중앙의료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