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우리는 언제부터 밥을 먹었을까?

답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추정은 여럿이다. 충북대와 단국대 연구진은 1997년~2001년 충북 청주에서 오창과학산업단지 조성을 앞두고 주변을 발굴했다. 1998년 무렵 옥산면 소로리에서 고대벼 18톨, 유사벼 109톨을 발굴했다. 미국 지오크론 연구실과 서울대 연구진은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 뒤 1만3000~1만5000년 전의 볍씨로 추정했다. 미국 애리조나대 측정에선 1만7000년 전의 것이란 추정이 나왔다. 이때까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로 여겨지던 중국 후난성 볍씨(1만1000년 전 추정)를 훌쩍 뛰어넘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로 인증됐다.

‘소로리 볍씨’를 근거로 청주는 농경 문화의 원조를 자처하고 있다. 청주는 ‘생명과 창조의 도시’를 내세우고, 볍씨 모양을 시의 상징으로 쓰고 있다.

청주시는 창조, 생명, 농특산물 등이 어우러진 2019청원생명축제를 27일 오창 미래지 농촌테마공원에서 개막했다. 축제는 ‘청원뜰 큰 잔치 열렸네’를 주제로 다음 달 6일까지 이어진다.

‘소로리 볍씨’의 후예답게 13년 연속으로 로하스 인증(한국표준협회의 상품 인증)을 받은 청원 생명쌀과 사과, 버섯, 도라지 등 90여 가지 농산물이 쏟아진다. 이들 농산물은 재배한 농가가 현장에서 직접 판매한다.

마음 건강, 두뇌 성향, 동맥경화, 체성분, 스트레스, 혈관 나이 상태를 검사하고 상담하는 건강 정보관, 잉태-성장-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는 주제 전시관, 친환경 농업을 그대로 담은 생명 농업관 등이 선보인다. 드론·마술·판화·목공·낚시 등을 즐기는 가족 체험 마당이 펼쳐진다. 케이팝 공연, 청원생명 가요제, 음악으로 나누는 수다, 트로트 쇼, 히든싱어 등 날마다 공연이 이어진다.

잔치답게 먹을거리도 풍성하다. 청원 생명쌀밥과 8가지 반찬을 곁들인 한식 뷔페, 푸드트럭, 축산물 셀프식당 등이 선보인다. 입장 요금은 어른(20~64살) 5000원, 유아 ·청소년 1000원, 65살 이상 어르신·장애인(보호자 1명 포함) 등은 무료다. 입장권은 축제장 안에서 농산물·음식을 구매할 때 현금처럼 쓸 수 있으며, 청남대·청주동물원 등 청주 안 다른 시설을 이용할 때 할인 혜택을 받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청주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