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지역 균형발전형 시골 문화산업단지가 뜬다. 충북 청주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청주 상당구 미원면 쌍이리에 들어설 한국전통공예촌을 복합문화산업단지로 지정·승인했다고 1일 밝혔다. 이곳은 전형적인 농촌 지역으로, 도시를 벗어나 문화산업단지가 조성되는 것은 처음이다. 기존 문화산업단지는 충북 청주, 강원 춘천 등 도심에 조성돼 있다.

문체부는 “기존 문화산업단지가 도시 지역에만 들어섰지만 한국전통공예촌은 비도시지역에 위치해 지역 균형발전 측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청주시는 충북도를 통해 내년 초께 국토해양부에 산업단지 지정 계획(안)을 제출하는 등 추가 절차를 진행하고, 사업을 본격화할 참이다. 한국전통공예촌 복합문화산업단지 사업은 청주시와 한국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 등이 추진하고 있다. 2023년까지 청주 미원면 쌍이리 일대 30만4039㎡에 전통문화형 산업단지를 조성해 공예인, 공예 관련 산업체 등에 분양·입주하는 사업이다. 국비 102억5천만원, 도비 47억8천만원, 시비 72억7천만원 등 도로·용수 확보 관련 예산을 투자하지만, 전체 사업비(2746억원)의 92%에 이르는 2523억원을 유치하는 민자형 사업이다.

지난해 청주시의 외뢰로 용역 연구를 진행한 청주대 산학협력단은 생산유발 효과 1972억원, 부가가치 696억원, 고용 유발 1456명, 연간 110여만명 방문 등의 경제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안성학 한국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 사무국장은 “무형문화재, 명장 등 공예 장인 50여명이 단지를 분양받아 실제 입주하기로 약속했고, 상업시설 등의 분양도 순조로운 편이다. 사업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예촌에는 전통 공예 공방, 창조 공방 등 산업시설과 저잣거리, 바깥 공연장 등 상업시설, 한옥 호텔, 연구개발센터 등을 조성할 참이다. 도자, 목공예, 섬유 등 전국의 내로라하는 공예인들이 이곳에 입주할 예정이다. 양주희 청주시 문화예술과 공예팀 주무관은 “목공예 무형문화재 소병진, 침선장 김인자, 박공예 명장 강은수, 대목장 신응수 선생 등 공예인 50여명이 단지에 입주해 생활하며 작품 활동도 한다. 시민들이 작품 활동 모습을 보고, 공예 작품을 관람하고, 구매까지 할 수 있는 공간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예촌은 주변 농민 등과 소통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청주시 등은 이곳에 공예 관련 연구·개발센터를 설치하고, 농산물 판매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양 주무관은 “염색 도료 등 작품 재료를 주변 농민 등이 계약 재배하고, 주민들이 공예를 익혀 작품을 만드는 등 주민 소통형 공예촌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주변 미동산 수목원 등과 어우러져 중부권의 새 관광 명소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한국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