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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광역지방정부 인사청문회 도입…세종만 남았다

등록 2019-06-24 18:14수정 2019-06-24 18:30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지난달 9일 충북도의회에서 충북도 인사청문회 도입 관련 토론회를 열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제공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지난달 9일 충북도의회에서 충북도 인사청문회 도입 관련 토론회를 열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제공
충북도가 인사청문회 막차를 탔다. 세종과 함께 전국에서 ‘유이’한 인사청문회 미실지 지역이던 충북이 인사청문회를 하기로 했다. 인사청문회 대상과 시기 등을 놓고 충북도와 충북도의회가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24일 충북도와 충북도의회의 말을 종합하면, 두 곳은 최근 인사청문회 관련 회동을 한 뒤 인사청문회 시행에 합의했다. 김영주 충북도의회 운영위원장은 “올해부터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기로 충북도와 큰 틀에서 합의했다. 대상·시기 등이 유동적이긴 하지만 인사청문회 실시 원칙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영 충북도 예산담당관도 “인사청문회를 시행하기로 하고, 내부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라고 밝혔다. 충북이 인사청문회를 시행하면 전국 17개 광역단체 가운데 세종만 인사청문회 미실시 지역으로 남는다. 세종시 관계자는 24일 “아직 인사청문회 도입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았다. 다른 곳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곳이 많다”고 밝혔다.

■ “다 하자” vs “무슨 소리” 인사청문회 대상을 놓고 충북도와 도의회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인사청문회에서 ‘창’이 될 도의회는 ‘할 수 있는 곳은 다하자’는 태도지만, ‘방패’가 될 수밖에 없는 충북도는 ‘몇몇 곳만’ 수용하는 제한론을 펴고 있다.

도의회는 충북도가 출자·출연한 기관 13곳을 대상으로 보고 있다. 충북연구원, 충북신용보증재단, 충북테크노파크, 충북개발공사, 청주의료원 등이 우선 대상이다. 범위를 넓히면 충북인재양성재단, 충북학사, 충북문화재단 등도 대상이다. 김영주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내·외부 발탁·영입 등으로 경영을 하는 곳은 청문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 무보수 명예직 등으로 운영을 하는 곳은 경우에 따라 제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충북도에 청문 대상 범위와 제외 사유 등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성영 충북도 예산담당관은 “도의회 쪽과 인사청문회 관련 회동을 한 뒤 충북도 자체적으로 인사청문회 대상·범위 등을 검토 하고 있다. 이번 주 안에 도의 구체적 안을 만든 뒤 도의회 쪽과 다시 협의할 계획이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 7월 청문회?…미정? 청문회 시행 시기를 두고서도 도와 의회는 이견을 보인다. 도의회는 오는 8월31일 임기를 마치는 충북연구원 후임 원장 선임을 청문회 시행 시기로 보고 있다. 충북연구원은 1990년 5월 충북도와 시·군, 기업 등이 공동 출연해 설립한 종합정책연구기이다. 현 원장은 2014년에 이어 2016년 연임했으며, 임기 시한은 오는 8월31일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인사청문회 근거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이 근거에 청문 대상, 시기 등을 명시해야 하며, 청문 대상의 병역·전과·재산 등 검증 자료 수집·열람, 직무이행계획서 작성·제출 등도 담아야 한다.

도의회는 청문회 실시 근거로 도지사-도의장 간 ‘협약’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지만, 충북도는 이마저도 협의가 먼저라며 신중한 태도다. 지금 서울·부산 등 13곳은 ‘협약’, 인천은 ‘지침’, 대전은 ‘훈령’, 제주는 ‘조례’에 인사청문회 시행 근거를 두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인사청문회 시행 근거를 만드는 게 관건이다. 이시종 충북지사와 장선배 도의장이 합의를 통해 협약을 만들면 바로 인사청문회를 시행할 수 있다. 시행 시점으로 7월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성영 예산담당관은 “인사청문회 근거에 대한 신중한 접근과 검토가 필요하다. 도 내부 검토뿐 아니라 도의회와 협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지금 청문회 시행 시기를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 “밀실 협상 안 돼” 인사청문회 도입을 줄기차게 주장해온 시민단체 쪽은 도와 도의회 간 일방적인 협상이 마뜩잖다. 청문 대상과 범위, 방법 등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태도다. 앞서 도와 의회 간 인사청문회 관련 회동에서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 정책 검증은 공개’라는 가이드라인까지 제시됐다는 설이 나왔다. 김영주 도의회 운영위원장은 “인사청문회의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게 중요하다. 시행하면서 시행착오 등은 줄여나갈 수 있다. 청문 대상, 방법 등에 대한 조율 차원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원칙은 시민에게 공개하고, 투명하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이미 청문회를 시행하는 다른 시도의 사례 등을 참고해 ‘충북형 인사청문회 모델’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다만 도와 도의회가 정치적으로 청문 대상을 주고받는 식의 밀실 논의는 안 된다. 청문 대상·시기 등을 공론화하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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