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에서 태어난 황새가 부화해 태어난 3세대 황새 새끼 2마리. 처음으로 야생에서 태어나 성장한 황새한테서 새끼가 태어나면서 황새 야생 복원이 안정화에 접어들었다.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제공
우리 산하에서 나고 자란 황새(천연기념물 199호)가 처음으로 야생에서 새끼를 부화했다. 1971년 야생 황새가 한반도에서 멸종한 뒤 48년 만이다. 야생 3세대 황새가 태어나면서 황새가 다시 텃새로 부활하는 길이 열렸다.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황새 복원 사업의 하나로 방사한 황새의 자손이 야생 상태에서 3세대 황새를 번식했다고 19일 밝혔다. 황새생태연구원 등에서 번식한 뒤 야생으로 방사한 황새가 새끼를 부화한 적은 있지만, 애초부터 야생에서 나고 자란 황새가 야생에서 새끼를 번식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2015년 9월 3일 충남 예산군 광시면에서 야생 방사한 수컷 생황이와 암컷 국황이 사이에서 2017년 태어난 2세대 암컷 황새 목황이가 2016년생 수컷 화해와 사이에서 지난 4월 23일 알 4개를 낳았고, 이 가운데 2개를 부화해 최근 3세대 황새 2마리가 태어났다. 목황이와 화해는 전북 부안 등지에서 무리와 함께 겨울을 보낸 뒤 봄에 고향인 충남 예산 황새 마을로 돌아와 부부의 연을 맺고, 최근 3세대 야생 황새를 부화했다. 남영숙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원장은 “3세대 황새 탄생은 경사다. 황새가 다시 텃새로서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1994년 한국 황새가 멸종한 뒤 1996년 러시아 등지야 황새를 들여와 인공번식, 자연부화 등을 통해 황새를 복원했다. 지금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에 90마리, 예산 황새 공원에 83마리가 자라고 있다.
황새생태연구원 등은 2015년 충남 예산군, 문화재청 등과 예산군 광시면에 황새 공원을 조성한 뒤 야생 방사를 통해 우리 산하에서 황새가 서식하는 것을 추진해왔다. 지금까지 황새 33마리를 야생 방사했으며, 이들 부모한테서 야생 황새 30마리가 태어났다. 하지만 전선 감전 등으로 13마리가 숨지거나 다쳐 지금은 50마리가 한반도와 주변 산하에서 노닐고 있다. 이들 황새는 최근 러시아, 충남 서산 천수만, 예산 황새 마을, 전북 부안 등지에서 서식하고 있다.
1971년 우리 산하에서 야생 황새가 사라진 지 40여년 만에 곳곳에서 황새가 관측되고 있다. 당시 수컷 한 마리가 밀렵꾼의 총탄에 희생됐으며, 남겨진 암컷은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졌다가 1994년 숨지면서 완전 멸종됐다. 김수경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박사는 “지금 생태연구원, 예산 황새 공원, 전국의 산하 등에 모두 황새 223마리가 생활하는 등 황새 복원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야생에서 태어난 황새가 다시 야생 황새를 번식하기 시작해 우리 산하에서도 황새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다. 그야말로 야생 황새 복원의 꿈이 무르익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문화재청 등은 올해 안에 황새가 안전하게 서식할 수 있는 황새 정착지를 추가 선정하는 등과 함께 황새 정착 안정화에 힘쓰고 있다. 김수경 박사는 “황새 번식이 안정화에 접어든 만큼 이제 황새 서식 환경을 안정적으로 확보·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여느 텃새처럼 곳곳에서 황새를 볼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