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다리’ 농다리가 문화 유적(충북도 유형문화재 28호)을 넘어 관광 상품으로 거듭난다.
충북 진천군은 내년 상반기까지 농다리 관광 명소화 사업을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진천군은 내년 상반기까지 75억원을 들여 농다리 전시관(692.8㎡)을 설치하고, 먹거리 타운을 조성할 참이다. 또 주차장 면적을 204대까지 늘려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농다리는 진천군 문백면 구산동리 135 일원에 있다. 중부고속도로 옆이다. 고속도로에서 바로 접근할 수 없어 대부분 지나치는 다리다. 용이 꿈틀거리는 듯한 다리는 신라시대 김유신 장군의 아버지 김서현 장군이 만들었다는 설과 더불어 고려시대 임연 장군이 만들었다는 설이 전해진다. 진천군지 ‘상산지’엔 고려 초기 상산 임씨 가문의 한 장군이 다리를 쌓았다는 기록이 있다.
붉은 편마암(자석)을 쌓은 돌다리는 길이 93.6m, 너비 3.6m, 높이 1.2m 정도의 징검다리다. 돌다리치고는 널찍해 농사철엔 소달구지 등이 다니기도 했다. 물고기 비늘처럼 돌을 맞물려 다릿발 28칸(지금은 25칸)을 세우고 넓적한 상판을 엇갈리게 쌓았다. 수량이 많고 물살이 빠르지만 물살을 거스르지 않는 과학적 축조로 천년을 견뎠다. 장마 때 교각·상판 등이 더러 유실되긴 했지만 완전히 무너지진 않았다. 진천군은 농다리 상류 쪽에 완충 구실을 하는 징검다리를 추가로 설치했다.
진천 초평호에 놓일 제2하늘다리 조감도. 진천군 제공
진천군은 농다리에서 초평호로 이어지는 산길·물길을 따라 초롱길·미르숲·전망대·하늘다리 등을 조성했으며,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곤 해마다 농다리 축제도 한다. 진천군은 내년 상반기에 초평호에 제2하늘다리도 만들 참이다. 이 다리는 309m로, 국내 최장 무주탑 현수교가 될 전망이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돈을 먹는 관광 정책에서 돈이 되는 관광 정책으로 전환하려 한다. 특히 농다리는 체류·체험 관광기반을 조성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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