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지난 30일 도청 본관에 설치한 윤석열 대통령 사진. 충북도는 이곳에 걸려있던 지역 작가의 작품 대신 윤 대통령 사진을 걸었으며, 오는 3~14일 사진전을 열 계획이었다. 오윤주 기자
지역 작가 작품을 떼고 윤석열 대통령 사진전을 열려던 충북도가 사진전을 취소했다. <한겨레>보도 뒤 시민단체 등의 비판이 잇따르자 하루 만에 윤 대통령 관련 사진 24점을 모두 철거했다.
충북도는 1일 보도자료를 내어 “3일부터 도청 본관에서 열기로 한 국정 1년 사진전을 취소한다. 도민에게 불필요한 논란이나 오해를 유발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충북도는 이날 도청 본관 1~2층 복도 등에 걸려 있던 윤 대통령 사진을 모두 뗐다. 충북도는 “본관에서 진행 중인 충북도 소장 지역 작가 작품전 ‘세대 공감’은 중단없이 계속된다”고 덧붙였다.
충북도가 지난 30일 도청 본관 벽에 윤 대통령 사진을 설치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앞서 충북도는 지난 30일 충북도청 본관 1~2층 벽과 계단 통로 등에 윤 대통령 사진 24점을 걸고, 오는 3~14일 2주일 동안 사진전을 열 계획이었다. 사진 액자는 충북도가 자체 제작했으며, 20호(가로 72.7, 세로 60.6㎝)~40호(가로 100, 세로 80.3㎝) 정도였다. 김유택 충북도 행정팀장은 “대통령실에서 사진 파일을 받아 액자를 제작했으며, 한 점에 20만원 정도 들었다”고 밝혔다. 이곳은 충북지역 작가 등의 작품을 걸거나 설치해 도민과 공유하던 ‘복도 갤러리’였는데 이들 작품은 모두 철거했다.
충북도청 2층 복도 갤러리. 이곳은 애초 충북지역 작가 등의 작품을 전시해 시민과 공유하는 공간이었다. 오윤주 기자
충북도청 본관 갤러리에 걸었던 윤석열 대통령 사진. 오윤주 기자
충북도청 본관 갤러리에 걸었던 윤석열 대통령 사진. 오윤주 기자
대신 도청 본관 1층과 2층 계단 통로 중앙에 지난 2월14일 청남대를 방문한 윤 대통령과 김영환 충북지사가 대화를 나누며 걷는 대형 사진, 청주 육거리 시장을 찾은 윤 대통령이 시민에게 손을 흔드는 사진 등을 걸었다. 1층과 2층 벽면엔 지난달 일본 히로시마 지(G)7 한미일 정상 교류, 경제계·종교계 등과 만남, 프로야구 시구 사진 등 대통령 일정·집무 관련 사진도 걸었다.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가 개와 노니는 모습 등을 담은 일상 사진도 여러 장 걸었다. 이에 대해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시민의 공간에 대통령 치적·일상 등을 홍보하는 사진을 게재해 취임 1주년을 기념하려는 발상을 이해할 수 없다”며 “지금이 주민 자치시대인지, 왕조 시대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라고 꼬집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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