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농업기술원이 충주 등에서 발병한 과수화상병 확산을 막으려고 전염 가지 등을 제거하고 있다. 충북도 농업기술원 제공
동물 전염병 구제역이 물러났지만, 과수 전염병 과수화상병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충청·경기·영호남 등 전국에서 발병했다. 그나마 연일 3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방역 당국은 정점을 지났다고 본다.
충북도는 지난달 8일부터 지난 18일 오후 6시까지 충북에서 과수화상병 61건(면적 22.1㏊)이 발생했다고 19일 밝혔다. 지금까지 53건 16.6㏊를 매몰 처분했고, 8건 5.5㏊는 매몰을 진행 중이다. 충북에선 지난달 8일 충주 안림동에서 발생한 뒤 이웃 제천·단양에 이어 충북 중부권인 진천·괴산·음성 등으로 번졌다. 올해 처음 증평에서도 발생했다. 과수화상병은 사과·배 등 과수의 잎·열매 등이 불에 덴 것처럼 검붉게 변한 뒤 말라죽는 식물 전염병인데 백신·치료제가 없어 ‘과수 괴질’로 불린다.
충북 말고도 다른 지역에서도 과수화상병이 발생하고 있다. 18일 오후 6시 기준 경기에선 안성 등 7곳에서 43건(16.6㏊), 충남은 천안 등 3곳에서 16건(9.9㏊), 강원은 원주·정선에서 4건(2.3㏊), 전북은 무주에서 3건(0.9㏊), 경북은 안동에서 7건(0.4㏊) 등이 발생했다. 지금까지 전국에서 134건(면적 52.2㏊)이 발생했다.
해마다 전국에서 과수화상병이 가장 많이 발생했던 충북은 예년에 견줘 발생이 적고, 그나마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충북도 농업기술원이 분석한 충북지역 과수화상병 정점을 보면, 2020년과 2021년은 6월 상순, 지난해와 올해는 5월 하순이다.
2020년엔 모두 506건이 발생했는데 6월1~6월10일 사이 178건(35.2%)이 발생했고, 2021년엔 246건 가운데 77건(31.3%)가 6월1~6월10일 사이 발생했다. 지난해는 103건 가운데 65건(63.1%), 올핸 61건 가운데 36건(595)이 5월 하순에 발생했다. 안종현 충북도 농업기술원 병해충대응팀장은 “과수화상병은 온도(25~28도), 습도(80%) 등이 발병·확산 적정 조건인데 연일 3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속단할 순 없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개발·적용하고 있는 과수화상병 예측 시스템 ‘메리블라이트’를 통한 분석도 예년에 견줘 발생·확산이 많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안 팀장은 “충북에서 과수화상병이 가장 많이 발생한 충주의 경우 ‘메리블라이트’ 시스템을 통한 개화기 감염 위험도가 지난해 8일에서 올핸 2일로 줄었고, 병원균 덩어리인 궤양 등도 적게 보였다”며 “적기 궤양 제거와 방제·교육 등도 발생·확산을 줄이는 효과를 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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