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한국화 거장들의 작품이 충남 홍성군에 있는 ‘이응노의 집’의 고암이응노생가미술관에서 선보인다. 고암이응노생가미술관은 ‘변화, 새로운 오늘: 근현대 수묵화의 흐름’ 기획전을 5월24일까지 연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21일 개막한 이 전시회는 고암 이응노(1904~1989) 선생을 중심으로 활동한 ‘단구미술원’을 소개한다. 단구미술원은 해방 뒤 이응노 등 중견작가 9명이 왜색에서 벗어나 한국화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찾자는 취지로 결성한 모임이다. 이들의 활동은 1946년부터 48년까지 3차례 동인전을 여는 데 그쳤다. 미술관은 이 전시회에서 ‘장날’(1930년대 작)에서 ‘군상’(1988년 작)까지 이응노의 시대별 화풍을 볼 수 있는 작품들과 이응노·이기우·배렴·장우성이 함께한 합작도(1958년작, 대전이응노미술관 소장), 이응노의 일대기를 담은 영상 등을 공개했다.
단구미술원이 화단에 미친 영향은 지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고암이응노생가미술관은 이번 전시회에 소송 김정현(1915~1976), 산정 서세옥(1929~2020), 우현 송영방(1936~2021)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국 화가들의 작품도 함께 걸었다. 류철하 이응노미술관 관장은 “이응노와 후속세대인 이들의 작품은 화풍은 달라 보이지만 한국화의 뼈대인 전통 수묵화를 기반으로 자유로운 구도와 표현이 돋보인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최현정 ‘이응노의 집’의 학예사는 “이번 전시회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며 뜨겁게 달아올랐던 시기의 움직임들이 얼마나 큰 변화로 이어졌는지를 살펴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