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의 주불이 잡혔다. 지난 12일 밤 10시9분께 불이 난 지 13시간 만이다.

대전소방본부는 13일 오전 11시20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앞에서 브리핑을 열어 “오전 11시 초진을 완료했고, 현재 잔불 정리 중”이라고 밝혔다. 주불이 진화됨에 따라 이날 새벽 2시10분에 발령했던 대응 3단계는 2단계로 낮춰졌다.

불은 지난 12일 밤 10시9분께 대전시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북쪽 2공장의 12동 가류공정(열과 압력을 가해 고무를 타이어 모양으로 성형하는 과정) 성형 압출기계에서 시작됐다. 불이 나자 화재 경보가 울렸고, 공장 직원들이 불을 끄려 했지만 실패해 바로 119에 신고했다는 것이 한국타이어 쪽의 설명이다. 불이 날 당시 이 공장에서는 560명이 근무하고 있었으나 화재 경보를 듣고 모두 대피했다. 직원 10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 치료를 받은 뒤 귀가했고, 소방대원 1명도 불을 끄다 발목을 다쳤다. 가류공정에서 시작된 불은 2공장 다른 쪽으로 빠르게 번졌지만, 옆에 있는 1공장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2공장과 1공장을 연결하는 통로를 굴삭기를 이용해 부숴 끊었고, 불이 더 확산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소방당국은 불이 크게 번지자 전날 밤 10시17분께 대응 1단계, 밤 10시34분께 대응 2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13일 새벽 2시10분께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소방관 등 750명과 화학차량 등 소방장비 158대를 동원해 진화 작업을 이어갔다. 그러나 공장 안에 타이어 원료와 완제품 등 인화성 물질이 많아 불을 끄는 데 애를 먹었다. 결국 샌드위치 패널로 지은 2공장 8만6769㎡가 완전히 불에 탔다. 날이 밝자 소방당국은 소방·산림청 헬기 9대를 투입해 진화에 속도를 냈고, 화재 발생 13시간 만에 초진을 완료했다. 송정호 대전소방본부 화재대응조사과장은 “불이 나면서 공장 건물이 무너지기 시작해 현장 진입에 애를 먹었다. 타이어가 불이 타며 유독성 매연과 가스가 많이 나와 소방대원들이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 이날 오후 6시 전까지  불을 완전히 진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화재로 주민 불편도 커지고 있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화재로 발생한 그을음이 밖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유리창 등에 눌어붙었고 타이어가 타면서 발생한 악취가 심하다고 호소했다. 전아무개(27·대덕구 목상동)씨는 “집을 떠나 피신한 아파트 주민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교육청은 이날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반경 1㎞ 안에 있는 신탄진초, 신탄진중, 신탄중앙중, 이문고 등 4개 학교의 등교를 중지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