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주민자치회가 지난 2일 경찰병원 분원 제천 유치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보이고 있다. 제천시 제공
국립경찰병원 분원 후보지 선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방자치단체들의 막바지 유치 경쟁이 뜨겁다.
경찰청 경찰병원 분원건립 티에프(TF)는 7일 “이번주 안에 경찰병원 분원 실사 대상 후보지 3곳을 뽑는다. 이들 후보지를 대상으로 현지 실사 등을 거쳐 이달 안에 최종 후보지를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그간 서울 송파구에 있는 경찰병원의 시설이 낡았고 공공 의료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비수도권 지역에 분원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2028년까지 300~550병상 규모의 분원 설립이 목표다.
전국 자치단체 19곳이 후보지 24곳을 내세우고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찰병원 분원이 설치되면 경찰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진료받을 수 있는 터라 열악한 지방 의료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는 가장 많은 8곳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우선 춘천은 동내면 학곡리 3만㎡를 후보지로 제시했다. 400억원대 용지를 200억원에 제공한다는 카드를 내밀고 있다. 태백은 재정지원 150억원에 매년 운영비 30억원 지원, 병원 주변 경찰공무원 수련원 건립, 의사·간호인력 장학금 지급 등의 당근을 제시한다. 홍천은 병원 운영비 5년 지원, 주차장·어린이집·수영장 건립·지원, 화천은 군유지 무상제공, 자녀 무상교육, 진입로·주차장 조성 등을 제안했다.
지난 1일 아산시청 시민홀에서 열린 국립경찰병원 분원 아산유치 범시민추진단 발대식에서 참석자들이 한목소리로 ‘경찰병원 유치’를 외치고 있다. 아산시 제공
경찰인재개발원·경찰수사연수원 등이 들어선 충남 아산도 유치 경쟁에 나섰다. ‘경찰 타운 조성’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아산에 분원 설치를 공약한 점을 강조한다. 박경귀 아산시장은 “아산은 전국 어디서나 2시간이면 다다르고, 시민 건강복지를 위해 상급 종합병원이 들어서야 한다”고 밝혔다. 충북 제천은 지난달 25일 시민 8만명의 유치 염원 서명을 대통령실·국회·경찰청 등에 보내며 여론몰이에 나섰다.
영호남 연대도 눈길을 끈다. 경남·전남 등 시·군 9곳이 참여한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는 지난 1일 경찰분원 남부권 입지를 요구하는 공동 건의문을 냈다. 김정화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은 “동서화합, 지역 균형발전, 남부권 의료 서비스 확충 등을 위해 경찰병원 분원은 남부권이 최적”이라고 주장했다. 남부권에선 경남 하동 등 6곳, 전남 여수 등이 경찰병원 분원 유치를 신청했다.
오윤주 송인걸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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