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이 26일 오후 실종자를 구조해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남성인 이 실종자는 화재가 발생한 지하1층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최예린 기자
대전 현대아울렛 지하에서 26일 오전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근무자 4명이 숨지고, 1명은 생명이 위태롭다. 3명은 실종 상태로 119구조대가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불은 5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1시10분께 진화됐다.
이날 오전 7시45분께 대전 유성구 용산동 현대아울렛 지하1층에서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지하1층은 주차장과 물류 상하차 시설이 있다. 소방당국은 화재 직후 전화를 걸어온 시민으로부터 “현대아울렛 지하에서 검은 연기가 많이 나온다”는 신고를 받았다.
불이 나자 대전시소방본부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장비 49대와 소방관 등 357명을 동원해 진화와 생존자 구조에 나섰다. 소방관들은 지하1층 여자 사우나실과 방재실 인근에서 이아무개(67)씨 등 5명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씨 등 4명은 숨지고 구조된 박아무개(41)씨도 생명이 위독하다.
현장에 있던 40대 물류업체 직원은 소방당국과 경찰에 “지하1층 제4하역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쇠파이프로 쇠를 때리는 것처럼 ‘딱딱딱’ 소리가 나더니 제1하역장 쪽에서 불길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그는 “불길을 본 지 20~30초 만에 연기가 자욱해지고 매캐한 냄새가 나 하역장 옆 비상계단으로 탈출했다. 함께 일하던 동료 1명은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전했다.
소방대원들이 26일 오후 대전 현대아웃렛 화재 현장에서 실종자 구조 상황을 협의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소방당국은 불이 난 지하1층에 물류, 청소, 시설, 경비 업무를 담당하는 근무자 7명이 있었다는 목격자들 진술에 따라 연락이 끊긴 1명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근무자들은 모두 용역회사 소속 파견근로자들이라고 한다. 불이 났을 당시 이 건물의 숙박동에 머무르던 호텔 투숙객 100명과 직원 10명은 곧바로 대피해 화를 면했다.
대전경찰청은 화재수사전담팀을 꾸려 화재 원인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지하1층 폐회로텔레비전(CCTV) 녹화 영상을 확보해 하역장 쪽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건물에서 연기가 빠지는 대로 1차 감식을 해 최초 발화점과 화재 원인을 규명하고 스프링클러 등 방화시설 작동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불이 난 지하1층 주차장에는 차량도 여러 대가 주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연수 대전 유성경찰서 형사과장은 “목격자 진술과 대략 일치하는 영상을 확보한 것은 맞지만 녹화 영상 전체를 분석하고 정밀감식을 해야 발화점을 확인할 수 있다”며 “내일 오전에 소방당국, 한국전기안전공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정밀감식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6일 오전 대전 유성구 용산동 현대아웃렛 지하1층에서 불이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대전시소방본부 제공
대전 현대아울렛은 2020년 6월26일 문 열었으며 연면적 12만9557㎡에 지하2, 지상7층 규모로 280여개 국내외 유명 브랜드와 호텔, 영화관, 컨벤션센터 등을 갖춘 복합쇼핑몰이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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