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동요 작곡가, 동학 2대 교주 해월 최시형의 외손자, 색동회를 통한 어린이 계몽운동…
충북 옥천에서 나고 자란 동요 작곡가 정순철 선생을 수식하는 말이다. 생소하다. 하지만 ‘엄마 앞에서 짝짜꿍~’(짝짜꿍),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졸업식 노래)으로 시작하는 두 동요를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 두 곡 모두 정 선생이 작곡했다.
선생의 고향 옥천이 선생 알리기에 나섰다. 옥천은 최근 선생의 동요 작품 등을 담은 <짝짜꿍 동요 작곡가 정순철 노래 모음집>을 냈다. 노래집엔 59곡이 담겨 있다. 1941년 8월18일 <매일신보>에 소개된 ‘산으로 가자’ 등 미발표 동요 9곡을 발굴해 실었다. 동요 작곡가로 알려진 선생의 가곡 3곡도 발굴해 실었다. 이 가운데 ‘가을밤’은 1933년 10월 <신여성>에 실려 있던 곡이다.
충북연구원 등이 16일 여는 정순철 선생 학술 포럼. 옥천군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들 새 노래는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정순철 위상 정립 연구’를 한 충북연구원이 찾아냈다. 충북연구원, 충북학연구소, 옥천군, 정순철 기념사업회 등은 오는 16일 ‘정순철 한국 동요의 초석을 놓다’란 주제로 학술 포럼을 열 참이다. 이 자리에서 새로 발굴한 동요·가곡 등을 선보일 참이다.
지난 5월엔 도종환 국회의원(시인)이 정순철 선생 평전 <어린이를 노래하다>를 냈다. 지난 2011년 냈던 정순철 평전을 내용을 다등고, 보완한 개정판 형식이다. 책은 외할아버지 해월 최시형 선생과 어머니 최윤 선생, 정 선생의 동경음악학교 유학, 소파 방정환 선생과 함께 만든 색동회와 어린이 계몽운동, 선생의 대표곡 <짝짜꿍>·<졸업식 노래> 관련 이야기 등을 담고 있다.
옥천군 옥천읍 정순철 선생 노래비. 옥천군 제공
옥천은 옥천읍 청산면 교평리 정 선생 생가 정비, 기념관 건립 등 선생 관련 기념사업도 검토한다. 이기운 옥천군 문화예술팀 주무관은 “동요 ‘짝짜꿍’은 알지만, 만든 이가 정순철 선생이라는 것을 아는 이는 드물다. 더욱이 선생이 동요 작곡 말고도 계몽운동에 헌신했다는 사실은 거의 묻혀 있다. 선생의 육성 음원 등 선생 관련 사료를 더 찾고, 선생의 뜻과 업적을 알리는 데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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