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품바 축제 때 진행된 ‘글로벌 품바 래퍼 경연’. 음성 품바 축제는 2018년부터 ‘글로벌 품바 래퍼 경연’을 도입했는데 청년 관객 등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음성군 제공
래퍼들이 충북 음성에 몰려온다.
충북 음성군은 다음 달 ‘글로벌 품바 래퍼 경연’과 ‘래퍼 캠프 페스티벌’을 연다고 29일 밝혔다. ‘글로벌 품바 래퍼 경연’은 음성군의 대표 축제인 음성 품바 축제 때 진행하는 국제 랩 경연이다. 올해 23회를 맞은 음성 품바 축제(9월21~25일, 설성공원 일대)는 지난 2017년 18회 축제 때부터 ‘글로벌 품바 래퍼 경연’을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온라인 축제로 진행한 지난 2020년에도 163팀, 지난해에는 128팀이 참가했다. 올핸 다음 달 23일 음성 설성공원 야외음악당에서 본선이 열린다. 내달 2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은 뒤 온라인 심사 등을 거쳐 본선에 진출할 11팀을 가린다.
음성 품바 축제 때 선보인 랩과 품바의 협연. 음성군 제공
올핸 아마추어 래퍼를 겨냥한 ‘래퍼 캠프’도 마련됐다. 청소년, 아마추어 래퍼들이 유명 래퍼 등과 합숙하며 랩, 녹음, 뮤직비디오 촬영 기법 등을 익히는 자리다. 내달 2~3일 품바 재생 예술체험촌에서 열린다. 아마추어 래퍼 59명이 뽑혔다. 이들은 래퍼 래원, 지조 등과 1박2일 합숙한다. 캠프에서 1등을 한 래퍼는 ‘글로벌 품바 래퍼 경연’ 본선 무대에 오른다.
음성은 각설이 타령(품바 타령)의 사설, 후렴, 춤 등이 랩의 가사 전개·라임·춤 등과 유사하다는 데 착안해 품바 축제에 랩을 도입했다. 황정연 음성군 문화체육과 주무관은 “각설이 타령의 ‘얼씨구 씨구 들어간다~’, ‘품바 품바 잘도 한다’ 등의 리듬·가사가 랩과 닮았다는 데 착안해 랩을 축제에 도입했는데 이젠 축제의 핵심 콘텐츠가 됐다. 대부분 자치단체 축제가 중장년층 위주지만 품바 축제는 랩을 더하면서 엠제트(MZ)세대 등도 열광하는 젊은 축제가 됐다”고 말했다.
음성 품바 축제의 뿌리가 된 거지 성자 최귀동 할아버지와 오웅진 음성 꽃동네 신부.(왼쪽부터) 음성 꽃동네 제공
음성 품바 축제는 ‘거지 성자’ 고 최귀동 할아버지의 뜻을 잇고 있다. 최 할아버지는 음성군 금왕읍 무극천 다리 아래 움막에서 살면서 40여년 동안 자신보다 어려운 걸인 등 이웃을 도왔다. 최 할아버지의 봉사·희생에 감동한 오웅진 신부가 1976년 11월 금왕읍 무극리 용담산 근처에 지은 벽돌집 ‘사랑의 집’이 국내 최대 복지시설 음성 꽃동네의 뿌리다. 최 할아버지는 1986년 2월 한국가톨릭대상 사랑 부문 대상을 받았다. 1990년 숨질 때까지 ‘거지 성자’, ‘작은 예수’로 불렸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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