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정부 ‘파수꾼’ 예관 신규식(1880~1922) 선생 순국 100돌을 맞아 그의 고향 충북 청주에서 그의 뜻을 잇는 다양한 행사가 개최된다.
예관 신규식 선생 순국 100주기 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예관 선생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시민강좌 △답사 △강연 △학술회의 △순국 100돌 기념식 등을 진행한다고 17일 밝혔다.
먼저 시민강좌는 다음 달 7일 ‘현장에서 만난 예관 신규식’(김종훈 오마이뉴스 기자), 10월 6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역사적 의의’(박성순 단국대 교수), 10월20일 ‘신규식 한국혼의 계승’(황선익 국민대 교수), 11월3일 ‘독립운동가와 감옥의 일상’(박경목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장) 등이 열린다. 청주지역 고교 6곳을 돌며 한국독립운동과 신규식을 주제로 순회 강연도 할 참이다.
6월25일부터 11월2일까지 5차례에 걸쳐 신규식 생가, 신채호 사당, 청남대 임시정부 기념관, 문의문화재단지 신규식 동상 등 예관 선생 관련 유적지 답사가 이어진다.
오는 9월23일 충북미래여성프라자에선 한국독립운동사에서 신규식의 위상, 신규식과 중국의 혁명지사, 초기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신규식의 역할 등을 주제로 학술 회의도 열린다. 기념사업회는 또 예관 선생 전집발간도 추진한다.
예관 선생은 단재 신채호, 경부 신백우 선생 등과 더불어 청주 동쪽에서 난 세 천재란 뜻을 담아 ‘산동삼재’로 불렸다. 청주 동쪽은 이들이 나고 자란 청주 낭성·미원·가덕면 등으로, 단재 신채호, 경부 신백우 선생 등 숱한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고령 신씨 집성촌이다. 이곳에는 애국 계몽을 위해 예관 선생이 세운 교육기관 문동학원, 덕남사숙 등 흔적이 남아있다.
예관 신규식 선생 순국 100주기 기념사업추진 일정. 예관 신규식 선생 순국 100주기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예관 선생은 을사늑약에 분개해 의병 거사를 일으키려다 실패한 뒤 음독했다.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독이 퍼져 한쪽 눈의 신경이 마비됐고 늘 찡그린 표정이었다. 이후 ‘흘겨본다’는 뜻을 지닌 예관을 호로 정했다.
선생은 1911년 중국 상하이로 망명해 중국 쑨원, 천두슈, 쑹자오런, 천치메이 등과 교우하면서, 비밀 결사인 ‘동제사’, 국외 독립운동 단체 ‘신한혁명당’, 유학 예비 교육 기관 ‘박달학원’ 등을 조직하고, <진단>·<신한청년> 등 잡지를 내는 등 독립운동을 다각화했다. 임시정부에서 예관 선생은 법무총장, 국무총리 대리 겸 외무총장 등을 지내는 등 임시정부의 ‘설계자’요, ‘파수꾼’이었다. 김동진 예관 선생 기념사업회 사무처장은 “청주는 교육도시를 자처하지만 청주를 대표하는 예관 선생의 얼이 깃든 학원 등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순국 100돌을 맞아 시민들과 예관 선생의 뜻과 얼을 공유하는 다양한 기념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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