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내수읍 행정복지센터 송옥희 팀장. 청주시 제공
“부모님이 한 분씩 더 계시니 제겐 축복이지요. 언제나 제 존재감을 느끼게 해 주니까 더 좋지요.”
충북 청주시 내수읍 행정복지센터 송옥희(48) 맞춤형복지팀장의 말이다. 그는 2000년 6월부터 사회복지 공무원으로서 장애인, 노인 등 소외된 이웃과 벗하며 지낸다.
특히 대전에 사는 시각장애 1급인 심아무개(71) 부부와 28년째 귀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송 팀장이 대학 1학년 때인 1994년 동아리 봉사 활동의 하나로 대전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던 심씨를 간호하면서 인연은 시작됐다. 그는 거동이 불편한 심씨의 대·소변, 가래 등을 모두 받아 내는 등 극진히 보살폈다. 퇴원 뒤에도 어딜 가든 그는 심씨의 손발이 됐다. 특히 심씨가 교육·법학·사회복지학 등 3개의 학위를 따는 데 송씨가 적극적으로 도왔다. 둘은 ‘아줌마’와 ‘옥희’에서 ‘엄마’와 ‘딸’이 됐다. 심씨는 이렇게 말했다. “옥희는 하늘에서 내려준 아이예요. 저를 살게 만들었으니까요. 세상에 이런 아이, 이런 인연은 또 없습니다. 늘 엄마가 부족해서 미안하죠.”
송씨가 사회복지 공무원이 되는 데도 심씨 영향이 컸다. 애초 대학에서 산림자원학을 공부했던 그는 졸업 뒤 사회복지학을 다시 공부했고, 보은을 거쳐 청주에서 일하고 있다. 청주시 문의면에 근무할 땐 한 주민의 안면 신경섬유종 수술을 주선했으며, 2020년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 5명을 후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20년 청주시 우수 공무원으로 선정됐으며, 최근엔 청주시 공무원 ‘미담 소재 찾기’의 주인공이 됐다.
송 팀장의 미담을 소개한 신은숙 청주시 정책기획팀장은 “송 팀장은 보이지 않게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이다. 따뜻한 뒷면이 참 아름답다”고 했다. 송 팀장은 “사회복지 일을 하면서 한 번도 남을 돕는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내가 좋아서 즐겁게 일한다. 아마도 천직인 듯하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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