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민자 추천으로 입국해 음성군의 채소 농가에서 일하고 있는 라오스 출신 노동자와 농가. 음성군 제공
코로나19 확산으로 2년 동안 중단됐던 국외 계절노동자 입국이 최근 재개된 가운데, 충북 음성군이 결혼이민자 추천 방식으로 계절노동자를 선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음성군은 라오스 출신 결혼이민자의 추천을 받은 국외 계절노동자 3명이 최근 소이면 채소농가에 배치돼 일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애초 음성군은 올해 캄보디아 캄퐁참주에서 노동자 181명을 입국시켜 지역 농가에 배치할 계획이었지만, 현지사정 등으로 입국이 더뎌지면서 6월 초께나 입국이 이뤄질 예정이다.
한시 바삐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농가들의 호소에 음성군은 지난달 중순께 지역에 정착해 살고 있는 라오스 출신 결혼이민자 추천을 받아 계절노동자를 선발해 한달 만에 입국시켰다.
음성군은 다음달 결혼이민자 추천(4촌 이내 친척·최대 8명)을 받아 계절노동자 53명을 추가로 입국시켜 17농가에 배치할 계획이다. 이들은 일손이 딸리는 농번기에 3~5개월가량 일한 뒤 귀국하게 된다. 정덕원 음성군 농정과 주무관은 “국외 계절노동자는 현지모집, 법무부 처리 절차, 항공권 구매 등 단계를 거치느라 입국과 농가 배정에 3~5개월가량 소요된다. 하지만 결혼이민자 추천 입국은 현지모집 절차가 생략돼 한달이면 입국이 가능하고, 불법체류 위험도 적다”고 설명했다.
요즘 농·어촌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 농사나 어업활동을 위해서는 국외 계절노동자가 필수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020년과 지난해엔 계절노동자가 입국하지 못한 농·어촌에서는 인력난에 시달려야 했는데, 올해 코로나19 유행이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며 계절노동자 입국이 재개됐다.
법무부는 올해 상반기에 국외 계절노동자 1만2330명의 입국과 농가 배정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89개 자치단체 농·어가 3720가구(농업 3445가구, 어업 275가구)에 배정돼 일하게 된다.
유태선 충북도 농업경영팀 주무관은 “올해 초 농가들이 자치단체를 통해 국외 계절노동자 배정을 신청했고, 법무부가 심사를 거쳐 지난달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일부 입국이 이뤄져 배정되고 있지만, 전체가 예정대로 입국·배정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현지사정과 코로나19 감염증 등이 변수”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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