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충북도청 앞에 김영환(67)·이혜훈(58) 국민의힘 충북지사 예비후보를 비판하는 근조화환을 설치한 단체가 시민단체의 이름을 도용했다며 사법당국에 배후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11일 충북도청 앞에서 도청 앞에 설치된 근조 화환의 명의가 도용됐다며 사법당국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등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 22곳으로 이뤄진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1일 충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 단체가 국민의힘 김영환·이혜훈 예비후보 공천 철회를 목적으로 충북도청 앞에 근조 화환을 설치하면서 충북지역 시민단체의 명의를 무차별 도용했다. 이는 명백한 범죄행위로, 사법당국은 책임자와 배후를 밝혀 엄벌하라”고 밝혔다.
앞서 이 단체는 지난 7일 충북도청 앞 거리에 ‘‘국민의힘 공천 중립 즉각 실시하라’, ‘김O환, 이O훈 충북을 떠나라’, ‘김O환 경기도로 돌아가세요’, ‘충북사람이 핫바지로 보이나’ 등이라고 쓴 근조 화환 58개를 설치했다.
충북도청 앞에 설치된 화환. 이들 화환에는 시민단체의 이름이 그대로 적혀 있거나, 몇몇 화환은 시민단체를 연상하게 하는 이름이 적혀 있다.
충북도청 앞에 설치된 화환. 이들 화환에는 시민단체의 이름이 그대로 적혀 있거나, 몇몇 화환은 시민단체를 연상하게 하는 이름이 적혀 있다.
충북도청 앞에 설치된 화환. 이들 화환에는 시민단체의 이름이 그대로 적혀 있거나, 몇몇 화환은 시민단체를 연상하게 하는 이름이 적혀있다.
이들 화환에는 충북장애인부모연대, 충북환경운동연합, 충북여성회 등 충북지역 시민단체의 이름을 명시했다. 몇몇 화환에는 충북언론시민연합, 충북민예총연합, 청주노동인권단체모임, 충북이주여성인권단체 등 실제 단체 명과 비슷한 이름도 붙어 있다. 이에 대해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실제 근조 화환에 이름이 달린 단체들은 화환 설치에 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설치하지도 않았다. 또 기존 활동 단체를 연상하도록 교묘하게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면서 “형법 상 사인 등의 위조와 부정사용죄, 명예훼손에 해당한다. 화환 설치에 적지않은 자금이 쓰인만큼 사법 당국은 특정 세력 연관과 자금 출처에 관해서도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밝혔다.
충북학생청년연합이 충북도청 앞에 설치한 천막농성장.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충북학생청년연합과 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윤사모) 충북협의회 등을 근조 화환 설치 의혹 단체로 지목했다. 앞서 충북학생쳥년연합은 충북도청 앞에 ‘이O훈 돌아가라, 김O환 돌아가라 충북사람 아니잖아요’라고 쓴 천막농성장을 설치하고, 다음 달 4일까지 집회신고를 했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이수희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등 8명은 이들 모임 대표 등을 대상으로 청주상당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국민의힘 충북도당의 책임도 촉구했다. 이들은 “애초 강남 3선 이혜훈, 경기 안산 4선 김영환 예비후보가 지역을 무시하고 출마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지역 사회를 쑥대밭으로 만든 국민의힘 충북도당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예비후보는 서울 서초갑에서 17, 18, 20대 3선 하는 등 서울을 무대로 정치했다. 하지만 지난 대선 때 충북 유세를 하면서 제천 출신 아버지를 들어 ‘충북의 딸’을 자처하더니, 지난달 30일 충북지사 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또 김 예비후보는 지난달 22일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지만 같은 달 31일 충북지사 출마로 ‘유턴’한 뒤 지난 4일 충북지사 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김 예비후보는 충북 괴산 출신이지만 경기 안산에서 15, 16, 18, 19대 등 국회의원을 4선 했고, 과학기술부 장관 등을 지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경기지사, 지난 2020년 21대 총선 땐 경기 고양에서 출마했다가 각각 낙선했다. 지난 대선 뒤 윤석열 당선인 특별 고문을 맡았다.
국민의힘에선 이들 말고도 박경국(64) 전 충북도 행정부지사, 오제세(73) 전 의원 등이 충북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노영민(65)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달 31일 충북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