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 대한민국과 이란 경기가 열린 24일 저녁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 걸린 청주 연고 프로축구팀 창단 기원 펼침막. 청주FC 제공
“대한민국 붉은 악마는 충북 청주 프로축구 창단을 지지한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 대한민국과 이란 경기가 열린 지난 24일 저녁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 걸린 펼침막이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서포터즈 ‘붉은 악마’가 건 것으로 관중과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윤지현 청주FC 사무국장은 “한국과 이란 축구 경기보다 관중석에 걸린 현수막이 먼저 눈에 들어와 눈시울이 불거질 정도였다. 프로축구 불모지인 충북 청주에 반드시 프로축구팀이 생겨, 지역 주민도 수준 높은 경기와 문화를 누릴 날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지역 연고 프로 스포츠팀이 없는 충북 청주에 프로축구팀 창단이 가시화되고 있다. 25일 열린 충북 청주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에서 청주 연고 프로축구팀 창단지원 예산 20억원(도비 10억원 포함)이 통과됐다. 오는 28~30일 사이 열릴 예산결산위원회, 본회의 심의 등을 앞두고 있지만 상임위원회 관문을 넘어선 터라 통과 가능성이 높다. 앞서 충북도의회도 지난달 25일 프로축구 창단지원 예산(10억원)을 통과시켰다.
청주시의회에서 관련 예산이 통과되면 청주 연고 프로축구팀 창단은 급물살을 탄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청주 연고 케이(K)-3 축구팀 청주FC를 토대로 프로팀을 꾸려 내년부터 한국 프로축구 케이(K)-2리그에 참여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케이-2리그는 지금 12팀이 참여하고 있으며, 우승 등 성적에 따라 1부 리그인 케이-1리그로 승격할 수 있다.
충북도와 청주시 등은 프로축구팀 관련 예산이 서면, 올해 상반기 안에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참가신청을 하고, 연맹이 60일 안에 참가를 결정하면 본격적으로 창단 작업에 나설 참이다. 청주FC는 프로축구팀을 지원할 기업 등 스폰서를 구하고, 지역 연고 유소년팀 지원 시스템도 꾸릴 참이다. 감독 등 코치진과 선수단을 꾸린 뒤 올해 말이나 내년 초께 창단을 하면, 내년 2월께부터 케이-2리그에 참여할 수 있다.
청주 연고 케이-3 축구팀 청주FC. 청주FC 제공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6일 청주시의회에 청주 연고 프로팀 창단 협조 공문을 보냈다. 축구협회는 이 공문에서 “청주FC는 2009년 창단해 청주시민과 함께 지역 밀착형 구단으로 정착했다. 청주FC가 충북 청주를 연고하는 대한민국 대표 프로축구단으로 성장해 한국 축구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충북은 2010년 이시종 충북지사가 충북 연고 프로축구팀 창단을 공약하면서 논의를 시작했지만 예산 등의 문제에 부딪혀 무산됐고, 2017년엔 청주시가 프로축구팀 창단에 나섰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문제는 안정적 재정이다. 청주 연고 프로축구팀 창단을 주도하는 청주FC 쪽은 충북도 20억원, 청주시 20억원, 청주FC 20억원(입장·광고 등 수익 포함) 등을 각각 출연하는 내용을 담은 사업계획서를 충북도와 청주시 등에 냈다. 윤지현 청주FC 사무국장은 “프로축구팀 창단·운영은 재정이 문제인데, 충북도와 청주시가 도와주면 청주 연고 프로축구팀은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 청주FC 모기업인 에스엠시가 10억원을 내고, 입장·광고 수입 등을 더하면 충분히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재정 청주시 체육진흥팀장은 “시의회에서 창단지원 예산이 통과되는 게 관건이다. 이후 청주FC 등의 사업 계획 이행 등을 지켜본 뒤 운영 예산 지원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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