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형 카이스트 총장(맨 앞줄 가운데 협약서 든 이) 등이 22일 충북도청에서 ‘카이스트 오송 바이오 메디컬 캠퍼스 타운’ 조성 협약을 했다. 충북도 제공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가 보건·의료분야 국책 기관 등이 들어선 충북 청주 오송생명과학산업단지와 주변에 치매·암 등 난치성 전문 병원 등을 갖춘 캠퍼스(분교) 조성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카이스트 등은 중부권 거점 병원 설립 등을 국정 과제에 담아 달라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쪽에 건의할 계획이다.
카이스트와 충북도, 청주시 등은 22일 충북도청에서 ‘카이스트 오송 바이오 메디컬 캠퍼스 타운’(카이스트 오송 캠퍼스) 조성 협약을 했다. 2030년께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와 주변 111만㎡(33만평)에 대학(원), 병원, 관련 연구소, 상업 시설, 공원 등이 어우러진 캠퍼스 타운을 조성하는 게 뼈대다.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는 엘에이치(LH)가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5년 착공해 2027년께 준공할 계획이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3천억~5천억원을 들여 엘에이치에서 카이스트 오송 캠퍼스 용지 72만6000㎡(22만평)를 사들여 카이스트에 무상 양여한다. 카이스트는 국비 등 2조원 안팎을 들여 캠퍼스를 조성한다.
나머지 36만3000㎡(11만평)에는 민간 자본을 유치해 기업·연구소를 들이고, 공원도 조성할 계획이다. 충북도는 “엘에이치 쪽이 단지 조성을 시작하는 단계부터 카이스트 오송 캠퍼스 조성을 함께 시작해 2030년께 캠퍼스를 선보이는 게 1차 목표”라고 밝혔다.
카이스트 등이 오송 생명과학산업단지와 주변에 조성할 ‘카이스트 오송 바이오 메디컬 캠퍼스 타운’ 계획. 충북도 제공
카이스트는 대전 본원, 지난해부터 추진하는 경기 평택 반도체에 이어, 오송 생명·의료 캠퍼스를 추가하게 된다. 카이스트는 오송 캠퍼스에 바이오·메디컬 대학(46만2000㎡)과 난치성 질환연구소·신약개발 인공지능 양자 융합연구소 등 연구 시설(26만4000㎡)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곳에선 카이스트의 혁신적 과학기술, 오송의 보건·의료 기반, 정보통신과 인공지능 기술 등을 접목한 생명과학·의학 융합 인재를 육성하고, 이곳에 세계적 의료 기반도 구축할 계획이다.
뇌 인지 과학과 등 신규 학과도 개설해 생명·의료 과학 분야 미래 인재를 기르고, 신약·의료기기 개발과 난치성 질환 연구에 나설 방침이다. 카이스트 대전 본원엔 생명과학기술대학 의과학대학원, 공과대학 바이오 및 뇌공학과,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등 기존 의·생명공학 학과는 물론 중부권 거점 대학 등과도 연계·협력을 추진한다.
미국 하버드 의대(MGH), 엠아이티(MIT)연구소 등 세계적 대학·연구기관 등과 협업해 신약·신 의료기술 등을 임상·중개하는 글로벌 디지털 연구 병원(300병상 규모) 설립과 암·치매 등 난치성 질환 전문 병원(800병상 규모) 유치도 추진한다.
전효리 카이스트 경영전략팀장은 “이웃 오창에 구축할 방사광 가속기 등 과학기술, 인공지능, 빅데이터, 생명공학, 정보통신 기술 등을 융복합하는 혁신적 바이오 메디컬 캠퍼스 모델을 계획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회사, 대학, 연구기관 등과 개방형 연구를 진행하고, 중부권 난치성 병원 유치, 바이오·메디컬 기업 창업 지원 등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카이스트와 함께 오송을 세계적 바이오 클러스터로 만들겠다.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업인 만큼 윤 당선자 쪽에 국가 정책 반영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카이스트 오송 캠퍼스 조성과 함께 의대, 의학전문대학원 등 설립 기대감도 나온다. 이중호 충북도 바이오산업과 주무관은 “의대, 의전원 설립 등은 의사협회, 교육부, 복지부 등과 협의가 이뤄져야 하고, 대전 본원과 관련도 살펴봐야 한다. 중장기 과제로 검토해 볼 만하지만 지금은 좀 이른 얘기”라고 전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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