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청이 충북지역 교육 관련 노동조합 등과 ‘학교 업무 경감 티에프’를 꾸려 학교 업무 경감 과제 53가지를 발굴하고, 교육 행정에 시행하기로 했다. 충북교육청 제공
‘공문 대신 누리집 게시, 보건 교사 행사 동원 금지, 학급운영비 지급 개선, 기초학력 전담 교사 확대….’
22일 충북지역 교육 관련 노동조합과 충북교육청이 내놓은 학교 업무 경감 주요 합작품들이다. 충북교육청은 지난해 10월 충북교육청 노사 상생협의회의 제안에 따라 ‘학교 업무 경감 티에프’(TF·전략팀)를 꾸리고, 학교 업무를 효율적으로 줄이는 묘안을 찾아 왔다.
‘학교 업무 경감 티에프’에는 충북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교조 충북지부, 교사 노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교육청지부, 충북교육청 노동조합, 전국교육공무직노동조합 충북지부, 학교비정규직노조 충북지부 등 충북지역 교육 관련 노동조합 7곳이 참여했다. 이들 노조는 때론 충북교육청과, 때론 단체끼리도 대립·논쟁해온 터라 이례적 조합으로 여겨졌다. 충북교육청에선 학교지원기획팀과 진천·음성교육지원청 직원 등 6명이 참여했고, 이들과 격의 없이 머리를 맞댔다.
서로의 경계를 허문 ‘학교 업무 경감 티에프’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수시로 협의를 진행해 100여 가지 학교 업무 경감 과제를 도출한 뒤 지난달 11일 3차 회의 끝에 69가지 과제를 추렸다. 이어 교육청 등 업무 담당 부서 협의를 거쳐 최근 53가지 학교 업무 경감 과제를 정하고, 교육 행정에 적용하기로 했다. 김경자 충북교육청 학교지원기획팀 주무관은 “학교, 교육청 등에서 일하는 다양한 분야의 목소리, 경험 등을 모으려고 교육 관련 노조와 손을 잡고 학교 업무 경감 과제에 나섰는데 상당히 좋은 결과물들이 나왔다. 앞으로 이들 과제를 학교와 교육 행정기관에서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교 업무 경감 티에프’가 내놓은 학교 업무 경감 과제를 보면, 기발하면서도 효율적인 것들이 많다. 먼저 공문 간소화가 눈에 띈다. ‘학교 업무 경감 티에프’는 전화·전기 공사 알림 등 크고 작은 일을 공문으로 처리해왔는데, 이를 교육 업무 관리시스템의 ‘공문 게시판’이나 학교 누리집에 게시하는 것으로 대체할 것을 제안했다. 각종 체육 행사 때 보건교사 의료 지원 동원 금지, 학교교권보호위원회 영역에 유치원 포함, 초등학교 다문화 한글 강사 교육청 채용·파견 등도 포함됐다.
학급운영비 지원 개선, 유치원 방과 후 과정 급식·간식 지원 개선, 성고충심의위원회 지역 교육청 이관, 기초학력 전담교사 확대 등 학교 업무를 효율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학교 업무 경감 티에프’에 참여한 전병철 청주 남일초 교감(충북 교총 교섭위원)은 “처음엔 조금 서먹서먹했지만 교육의 주체이자 대상인 학생과 교육을 위해 머리를 맞대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고, 공유하는 시간이 됐다. 앞으로도 일방적인 교육 행정보다 이해관계가 다른 진영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 서로 양보하고, 협조하는 행정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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