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교직원들이 1000원 미만 월급 우수리(잔돈)로 ‘10억 기적’을 만들었다.
충북교육청은 24일 ‘사랑의 우수리’ 성금 4784만265원과 김병우 충북교육감 특별성금 300만원을 충청북도적십자사에 전달했다. ‘사랑의 우수리’는 충북 국·공·사립 교직원들이 월급에서 1000원 미만 잔돈을 자발적으로 공제·기부하는 것이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10억1천만원을 모아 기부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충북지역 국·공·사립 교직원 30%가 넘는 8000여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다달이 400여만원이 쌓인다. 2010~11년엔 다달이 600만원 안팎이 모였지만, 이후 참여 교직원과 적립금이 조금씩 줄었다.
김병우 충북교육감(왼쪽)이 24일 충북교육청에서 김경배(오른쪽) 충청북도적십자사 회장에게 ‘사랑의 우수리’ 성금을 전달했다. 충북교육청 제공
‘사랑의 우수리’는 2005년 3월 심장병·난치병 학생을 도우려고 출발했다. 2005년 3월4일 충북교육청 혁신복지담당관실이 학교 등에 보낸 공문을 보면, ‘심장병 및 난치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의 검진과 치료비를 지원하고자 사랑의 우수리 운동을 전개한다’고 적혀 있다.
17년 동안 모은 성금 10억1천만원은 심장병 등 희소 질환을 앓는 792명에게 건넸다. 최수정 충북교육청 유아특수복지과 주무관은 “교직원들이 1000원 미만 푼돈을 십시일반으로 모은 게 지금껏 10억원이 넘고, 800명 가까운 학생을 도운 게 놀랍고도 자랑스럽다. 참여 교직원이 늘어 더 많은 학생을 도울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북교직원들은 ‘1000원 이상 기부운동’도 하고 있다. 2012년부터 이어온 ‘제자 사랑’인데, ‘사랑의 우수리’와 달리 월급에서 1000원 이상씩 기부한다. 1천명 안팎의 직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 2020년까지 5억3525만5천원을 모아 저소득층 학생 1145명을 도왔다. 2019년부터 겨울철 난방비 모금을 위한 ‘행복 나눔’ 기부도 함께 벌이는데, 2020년까지 5180만원을 모아 취약계층 253가정에 연탄·유류비 등을 지원했다. 충북교육청은 2020년 6월 ‘제자 사랑’과 ‘행복 나눔’을 ‘행복 더하기 운동’으로 통합했다.
최 주무관은 “충북교직원들이 벌이는 ‘사랑의 우수리’와 ‘행복 더하기’ 기부가 희망의 씨앗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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