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 금왕읍의 한 메추리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 의심 축이 발생해 반경 10㎞ 안 가축 등의 이동이 제한됐다. 음성군 제공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사례가 발생해 정부가 ‘전국 일시이동금지’ 명령을 내렸다. 벌써 달걀 파동 우려가 나온다.
9일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 충북도 등의 발표를 종합하면, 충북 음성의 한 메추리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 의심사례가 나왔다. 지난 8일 밤 10시께 이 농장의 메추리 2000여 마리가 숨지는 등 의심 증상이 신고돼 동물위생시험소가 검삿감을 채취해 검사했더니 양성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6일 전남 장흥의 오리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한 이후 7개월여만이다.
이에 정부는 9일 11시부터 11일 11시까지 48시간 동안, 전국 가금 농장과 축산시설(사료 공장·도축장 등), 축산차량 등을 대상으로 일시 이동금지 명령을 발령했다.
충북도 등은 이 농장에서 기르는 메추리 77만4천 마리를 매몰 처분했다. 이 농장 반경 10㎞안에는 59농가가 닭·오리 등 355만여 마리를 기르는 등 닭·오리 밀집 사육 지역이어서 확산 우려도 나온다. 변정운 충북도 에이아이(AI)방역팀장은 “농장 주변에 작은 저수지가 있는데 이곳의 철새가 조류 인플루엔자를 옮겼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정확한 유입 경로 등은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류인플루엔자가 발병하면서 달걀값이 치솟을 우려도 나온다. 2016∼2017년과 2020∼2021년 겨울철에 조류인플루엔자 영향으로 산란계가 살처분되면서 달걀 가격이 급등했다. 2020∼2021년 겨울철 조류인플루엔자 109건이 발생해 산란계 1696만 마리가 매몰처분 된 바 있다. 이 때문에 계란 한판(30알) 가격이 1만원을 웃돌기도 하면서, 정부는 할당관세(관세율 0%)를 적용해 3억개가 넘는 달걀을 수입했지만 가격 안정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실제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를 보면, 지난 8일 달걀 한판(특란 30개)의 소비자 가격은 5965원으로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전인 지난해 11월 5500원에 근접했다. 김은경 충북도 축산경영팀 주무관은 “조류인플루엔자가 잠잠해지면서 천정부지로 솟던 달걀값이 어느 정도 안정됐다. 다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해 달걀, 닭고깃값이 치솟을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오윤주 이정훈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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