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강(미호천)을 보호·보존하려는 민·관 협력 조직 ‘미호강 유역협의회’(미호강 협의회)가 3일 창립했다.
세계에서 유일종으로 천연기념물 454호로 지정된 미호종개가 서식하는 미호강(미호천)을 보호·보존하려는 민·관 협력 조직 ‘미호강 유역협의회’(미호강 협의회)가 3일 창립했다. 미호강을 끼고 있는 자치단체, 마을과 주민, 학교, 기업체, 환경·시민단체 등이 참여했다. 미호강은 충북 음성 망이산성에서 발원해 진천, 증평, 청주를 지나 세종 합강리(두물머리)까지 89.3㎞로, 금강 지류에서 가장 길다. 공식 이름은 미호천이지만 환경단체 등은 환경·역사적 의미를 더해 미호강이라 부른다.
미호강 협의회는 3일 오전 온라인 창립총회를 했다. 이들은 ‘상생과 협력의 새로운 10년 다짐’이란 창립선언문에서 “한남금북의 산줄기·골짜기들이 뿜어낸 생명수가 모래 가득한 대지를 채워 적시고 넘쳐 흐르는 충만한 물줄기가 미호강이다. 하지만 과도한 개발로 자연성을 상실하면서 미호종개·황새 등 생물들의 서식처가 줄고 생태계가 파괴됐다”면서 “이제 주민참여형 유역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상·하류, 도시·농촌이 교류와 협력으로 인간과 자연이 상생하는 미호강 유역시대를 펼쳐가자 ”고 밝혔다.
미호강 협의회는 강태재 충북시민재단 이사장이 상임 대표, 박연수 풀꿈환경재단 이사장 등 5명이 공동 대표를 맡는 등 200여명이 참여한다. △생태 △환경 △역사 문화 △산업경제 △농업 농촌 △정책 연구 △교육 홍보 △균형발전 △문학예술 등 9개 부문을 두고, △음성 △청주 △진천 △세종 등 지역 위원회도 운영한다. 이들 미호강 유역 관련 정책 협의, 물환경 보전을 위한 협력과 교육·홍보, 미호강 유역 종합 탐사, 미호종개·황새 등 서식처 복원 등의 일을 해 나갈 참이다. 사무처는 풀꿈환경재단에 두기로 했다.
미호강 유역 광역(충북·세종), 기초(음성·진천·청주·증평) 등 자치단체 6곳과 등 기업, 엘지화학·유한양행·에스케이하이닉스 청주공장 등 기업, 까치내 호드기보존회·소로1리 마을회 등 모임, 〈중부매일〉·〈충북인뉴스〉 등 언론,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등 환경·시민단체 등 39곳이 참여한다.
미호강 주변 주민 등 200~400여명은 ‘하천 돌봄이’, ‘하천 관리단’을 꾸려 미호강 유역센터를 중심으로 미호강 수질과 수생 생태계 등을 지속해서 관리해 나갈 참이다. 미호강 협의회는 올해 안에 미호강 수질 개선과 보호 방안을 담은 ‘미호강 상생협력 2-30프로젝트’ 종합 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광수 풀꿈환경재단 사무처장은 “2030년까지 미호강을 국내에서 가장 맑고 깨끗한 유역으로 탈바꿈하고, 도시와 농촌, 사람과 자연, 마을과 마을 등이 상생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미호강 유역 물순환 체계 복원, 황새·미호종개가 돌아오는 미호토피아 실현 등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도가 추진하는 ‘미호강 프로젝트-미호토피아 조성’ 사업과 관련해 합리적 대안도 마련할 참이다. 앞서 충북도는 지난 9월 6510억원을 들여 △미호강 수질 1급수 복원 △수량 확보 △친수·여가·관광 공간 조성 등을 담은 미호토피아 사업 계획을 내놨다. 이에 풀꿈환경재단은 지난달 28일 “미호강 1급수 구상은 매우 고무적이며, 수량 확보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무심천 등 하상 정비, 노후 저수지 정비 등은 목적이 의심스럽다. 자칫 대규모 토공사업으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면서 “충북도는 4대강 사업과 차별성을 분명히 밝히고, 지역 사회와 논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민·관 합동 미호강 프로젝트 협의회를 구성하자”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미호강 유역협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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