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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멸’ 넘어 ‘농촌 미래’ 꿈꾸는 ‘미원 산골 마을 빵’

등록 2021-11-01 18:43수정 2021-11-02 02:32

4년 전 청주 미원 시골마을에서
행안부 마을 공방 사업으로 시작
마을에서 난 밀과 사과로 빵 구워
매출 크게 늘고 직원도 17명이나
농촌진흥청 마케팅 대회 대상도
김희상 대표 “미원을 밀 주산지로”
김희상 미원 산골 마을 빵 대표(오른쪽 둘째)와 직원들이 1일 오전 오븐에서 갓 구운 빵을 꺼내고 있다.
김희상 미원 산골 마을 빵 대표(오른쪽 둘째)와 직원들이 1일 오전 오븐에서 갓 구운 빵을 꺼내고 있다.

“우리의 작은 도전이 농업·농촌의 위기를 뛰어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빵처럼 우리의 미래를 멋지게 굽고 싶네요.”

충북 청주 미원의 작은 빵집 ‘미원 산골 마을 빵’의 작은 바람이다. 이 빵집은 최근 농촌진흥청이 진행한 ‘2021 가공상품 마케팅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전국의 내로라하는 마을 기업·제품을 제치고 대상을 받았다. 온라인 국민심사 등으로 한 평가에서 △지역 자원 활용과 파급 △차별성 △확장 가능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동청주살림영농조합법인 대표이기도 한 김희상(48) ‘미원 산골 마을 빵’ 대표는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을 활용해 지역 주민의 손으로 빵을 만드는 정성이 높은 평가를 받은 듯하다. 갈 길이 멀다”고 했다.

‘미원 산골 마을 빵’은 청주 도심에서 동쪽으로 20㎞ 남짓 떨어진 미원읍내에 있다. 미원은 논밭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농촌이지만 논(1084㏊)보다 밭(1250㏊)이 많고, 빵 주재료인 밀 등이 고랭지 밭에서 나온다. 그래서 산골 마을 빵이다.

미원 빵은 2017년 행정안전부 마을 공방 사업과 2018년 청주시 농업기술센터 특산지원융복합기술 지원으로 탄생했다. 김 대표는 “처음엔 쌀·사과 등으로 티그레 등 서양식 디저트를 만들다 지역 특산물 밀을 활용한 빵까지 만들었다. 올해 초 본격적으로 빵집을 열고, 마을 카페 ‘잇다’에서 파는데 주말 등엔 이른 시간에 동이 날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미원 산골 마을 빵’은 모두 주민 손에서 나온다. 김 대표 등 농민 3명이 주변 밭 1㏊에서 주재료인 밀을 기르고, 부재료인 사과 등도 이웃 밭에서 나온다. 설탕·우유 등을 빼곤 70~80%는 자급자족이다.

김희상 미원 산골 마을 빵 대표.
김희상 미원 산골 마을 빵 대표.

빵을 만들고, 파는 이도 주민이다. 하지만 빵집의 주축 모두 빵과는 거리가 있었다. 서울내기 김 대표는 농민운동을 하다 귀농했고, 유승준(57) 팀장은 식당을 했었다. 조향미(46) 실장은 이웃 마을 교회에서 공동체 일을 했고, 이필숙(53) 직원은 경력 단절 여성이다.

지난 1월 490여만원이던 매출이 지난달 2천여만원으로 폭발했다.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고 손님이 늘어서다. 그 사이 직원도 1명(자원봉사 제외)에서 17명으로 늘었다. 김 대표는 “우리 빵집엔 10대 고교생, 20대 대학생, 30~50대 경력 단절 주부, 65살 이상 어르신 등이 일하고, 주민과 도시 소비자들이 사랑방 드나들듯 찾는다. 지방 소멸을 말하는 요즘 시골에선 보기 드문 풍경”이라고 말했다.

‘미원 산골 마을 빵’은 농사 기반도 다진다. 김 대표는 “1㏊ 정도인 밀 재배 면적을 내년 10㏊로 늘리는 등 미원을 우리 밀 주산지로 키워보려 한다. 빵으로 알려졌지만 농사꾼의 기본은 결국 농사다. 농사가 안정돼야 우리 빵도, 마을도 지속한다”고 했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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