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꽃동네 입구에 세운 표지석. 꽃동네 제공
“자유롭게 걸어 다니는 두 다리와 자유롭게 움직이는 두 손이 있잖아요.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
40여년 동안 자신보다 어려운 걸인을 도운 ‘거지 성자’ 고 최귀동 할아버지의 말씀이다. 최 할아버지는 충북 음성군 금왕읍 무극천 다리 움막에서 살면서 자신보다 어려운 이들을 보살폈다. 최 할아버지의 봉사에 감동한 오웅진 신부가 1976년 11월 금왕읍 무극리 용담산 근처에 방 다섯칸 짜리 벽돌집을 짓고 ‘사랑의 집’이란 이름을 붙였는데, 이게 지금 국내 최대 복지시설로 성장한 꽃동네다.
거지 성자로 불린 최귀동 할아버지와 오웅진 신부.(왼쪽부터) 꽃동네 제공
최 할아버지는 1986년 2월 한국가톨릭대상 사랑 부문 대상을 받았고, ‘작은 예수’, ‘거지 성자’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는 당시 받은 상금 120만원도 꽃동네에 내놨고, 2년 뒤 노인 요양원이 들어섰다. 그는 1990년 1월4일 지병인 고혈압으로 일흔 한 살 생을 마감했다. 꽃동네는 입구에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라는 표지석을 세워 그의 뜻을 기리고 있다.
음성군은 그의 봉사, 희생정신을 기려 2000년부터 품바 축제를 한다. 22회 음성 품바 축제가 21~24일 ‘품바, 사랑과 나눔으로 치유하다’를 주제로 안방으로 찾아간다. ‘축제는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우울한 시민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품바 길놀이, 품바와 래퍼 콜라보(협연), 전국 청소년 품바 댄스 경연, 글로벌 품바 래퍼 경연, 품바왕 선발 등을 음성 품바 축제’ 누리집 유튜브로 만날 수 있다.
품바 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관광 축제로 뽑혔으며, 6년 연속 충북도 최우수 축제로 선정됐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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