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는 5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고용 우수기업 20곳에 인증패를 전달했다. 충북도 제공
코로나19 감염증 영향으로 경기 한파가 길어지는 가운데 충북의 20여개 기업은 오히려 채용을 늘려 눈길을 끌고 있다.
충북 청주의 화장지 제조업체 한국펄프는 지난해 4월 15명이던 직원이 올해 23명으로 53% 늘었다. 8명을 새로 채용했는데, 모두 장애인이다. 이들 장애인은 기계 가동, 화장지 포장 등의 일을 한다. 지금껏 퇴사한 이는 없다. 이 업체는 전체 직원의 절반 가까운 11명이 장애인이다. 지난해 11월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이 정한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 인증되기도 했다.
이경희(51) 한국펄프 대표는 “지난 1년 코로나 등으로 경영 상황이 만만치 않았지만 회사의 미래를 보고 고용을 늘렸다. 장애인 직원은 대부분 성실하고 퇴사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경영 안정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화장지 재료인 펄프값이 폭등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를 보면, 지난해 12월 t당 550달러 수준이던 펄프값은 지난 2일 92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 대표는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면서 물류비용이 급증하고, 펄프값이 폭등하면서 어려웠다. 하지만 온라인·홈쇼핑·대형마트 등으로 판로를 개척하면서 견뎠다”고 말했다. 한국펄프는 5일 충북도로부터 고용 우수기업 인증패를 받았다. 이 대표는 “경영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고용이 불안한 사회적 고통을 분담하려는 뜻에서 장애인 채용을 늘렸다. 장애인 노동자가 절반 정도 일하는 만큼 틈틈이 건강검진을 받는 등 고용 질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이날 직원 24명 가운데 20명이 청년(19~39살)인 동물사료제조업체 푸디웜과 반도체 제조업체 네패스, 화장품 원료업체 케이피티등 업체 20곳을 고용 우수 기업으로 인증했다. 이들 업체는 1200만~3300만원의 직원 복지비와 기업육성자금 금리 우대, 지방세 세무조사 유예 등의 혜택을 받는다.
정석희 충북도 취업지원팀 주무관은 “반도체·의약품·2차전지 등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삼거나, 틈새시장을 개척한 업체 등의 고용이 늘었다. 고용 창출로 경제 성장을 이끈 이들은 장애인·청년 등 소외계층 채용을 늘리고, 일·생활 균형에 신경쓰는 등 노동 질 향상을 위해 힘썼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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