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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생기”…‘담이랑 가족봉사단’, 영동 담벼락 벽화로 물들이다

등록 2021-07-04 16:01수정 2021-07-05 02:32

6년째 벽화 그리기 재능기부
학생·주부·교사·자영업자 등 참여
충북 영동에서 벽화 그리기 봉사를 하는 ‘담이랑 가족봉사단’. 담이랑 가족봉사단 제공
충북 영동에서 벽화 그리기 봉사를 하는 ‘담이랑 가족봉사단’. 담이랑 가족봉사단 제공

“마을이 밝아지면 사람이 밝아집니다. 사람이 밝아지면 사회도 맑아지겠죠.”

충북 영동군자원봉사센터 ‘담이랑 가족봉사단’이 영동 곳곳의 담벼락을 벽화로 물들이고 있다. 무채색 시멘트벽에 유채색 그림이 앉으면서 마을이 밝아져 간다.

‘담이랑 가족봉사단’은 6년째 벽화 그리기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최근 심천면 서금리 마을 100여m의 담에 산·들·나무·숲을 담고, ‘사랑과 희망이 가득한 행복마을’이라는 글을 새겼다. 지금까지 줄잡아 2~3㎞ 정도 벽화를 그렸다. 4일 정수인(53) 담이랑 가족봉사단 회장은 “그림으로 마을이, 이웃이 환해져 가는 게 보람 있다. 마을 주민과 벽화 기획을 하고, 함께 그림을 그리니 더욱 좋다”고 말했다.

‘담이랑 가족봉사단’이 자원봉사센터에 등록하고 봉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16년부터지만, 정 회장 부부와 아들(18)·딸(22) 등 가족은 지난 1999년부터 소리 없이 영동 곳곳의 담벼락에 벽화를 수놓았다. 정 회장은 “초등학교 교사 남편은 서양화를 전공했고, 딸도 디자인 관련 학과에 진학했다. 재미와 보람으로 한 일이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현재 ‘담이랑 가족봉사단’은 초·중·고·대학생, 주부, 공무원, 자영업자, 회사원, 교사 등 다양한 이들이 참여한다. 군 자원봉사센터를 통하거나, 알음알음 벽화 부탁이 오면 회원 20~30명 가운데 틈나는 이들이 2~3일씩 벽화에 매달린다.

‘담이랑 가족봉사단’이 영동군 심천면 서금리에서 벽화를 그리고 있다. 영동군 제공
‘담이랑 가족봉사단’이 영동군 심천면 서금리에서 벽화를 그리고 있다. 영동군 제공

소방서·우체국·초등학교 등 딱딱한 관공서 벽은 물론 빛을 잃어가는 시골 작은 마을 담벼락도 꽃·과일·나무 등을 담아 새로 단장했다. 이들의 손길이 지나간 황간면 황주리 마을은 벽화 명소로 거듭났다. 김명국(65) 이 마을 이장은 “벽화를 그린 이후 마을을 찾아 사진을 찍는 등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늘었고, 마을도 밝아져 생기가 돈다. 앞으로 벽화를 조금 더 그린 뒤 벽화 마을로 키우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벽화 그리기 봉사를 하는 ‘담이랑 가족봉사단’. 담이랑 가족봉사단 제공
벽화 그리기 봉사를 하는 ‘담이랑 가족봉사단’. 담이랑 가족봉사단 제공

‘담이랑 가족봉사단’은 더 멀고, 깊고, 작은 마을을 찾아 나설 참이다. 정 회장은 “청소년 우범지대였던 영동천 다리에 벽화를 그렸더니 담배꽁초·술병 등이 사라졌다. 벽화의 힘이었다. 산골 등 외딴 마을, 후미진 골목, 칙칙한 장소 등을 벽화로 산뜻하게 탈바꿈하고 싶다”고 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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