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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높았던 옛 중앙정보부 터 남산예장공원으로 새단장

등록 2021-06-09 17:29수정 2021-06-10 02:31

일제침략·군부독재 시절 상징하는 공간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9일 오후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서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9일 오후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서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군부독재 시절 각종 정치공작과 고문 등이 이뤄졌던 서울 남산 옛 중앙정보부 터가 시민 휴식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서울시는 2015년 1월부터 5년 동안 추진해온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을 마무리하고 9일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을 열었다. 남산예장공원 터는 한국 근현대의 한 맺힌 기억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공간이다. 일제강점기 때 조선 침략의 교두보였던 통감부와 통감관저가 들어섰고, 군부독재 시절엔 중앙정보부(안전기획부를 거쳐 현재는 국가정보원)가 자리 잡았다. 이번 재생사업으로 철거된 ‘학원 수사 담당’인 중앙정보부 6국(직전까지 서울시청 남산별관으로 사용)에서는 수많은 운동권 학생들이 끌려와 고문을 당했다.

옛 중앙정보부 터인 서울 남산 예장자락에 공원이 들어섰다. 서울시 제공
옛 중앙정보부 터인 서울 남산 예장자락에 공원이 들어섰다. 서울시 제공

옛 중앙정보부 터인 서울 남산 예장자락에 공원이 들어섰다. 서울시 제공
옛 중앙정보부 터인 서울 남산 예장자락에 공원이 들어섰다. 서울시 제공

공원은 1만3036㎡ 규모로 서울광장의 2배 정도 되는 크기다. 시는 공원에 소나무 등 교목(큰 나무) 1642그루과 관목(작은 나무) 6만2033그루를 심었다.

공원 지하에는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과 다섯 형제(건영·석영·철영·시영·호영)를 기념하는 ‘이회영기념관’이 들어섰다. 구한말 명문가 후손으로 대부호였던 이회영 선생과 형제들은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전 재산을 처분해 압록강 건너 서간도로 이주해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신흥무관학교’에서 배출한 독립투사들은 3500여명에 달하며, 이들은 봉오동·청산리전투 승리의 주역이 되는 등 일제에 저항했다. 이회영기념관에는 이종걸(전 의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과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 등 후손들이 기증한 유물과 우당 6형제의 독립운동 일대기 등이 상설 전시된다.

시는 신흥무관학교 출신들이 주축이 된 봉오동·청산리전투를 기념하는 전시인 ‘체코 무기 특별전’도 연다. 독립군 연합부대가 1920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주둔하던 체코군단으로부터 사들인 무기로 봉오동·청산리 전투 승리를 거둔 역사를 알려주는 전시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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