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수원서민금융지원센터 직원들이 시민들의 소액 대출 상담을 하는 모습. 수원서민금용지원센터 제공
“과거 연체 기록이 있어 대출이 안 돼요”.
경기 용인시에서 가스설비업체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ㄱ(36)씨는 가스 설비 자재 대금 등 운영자금이 부족해 은행을 찾았다가 거절당했다. 코로나19로 식당 공사를 해주고 대금을 받지 못하는 등 운영난을 겪던 그는 빚을 삭감해주는 채무조정 끝에 300만원의 빚을 32만원씩 매달 상환했다. 막막했던 그는 신용회복위원회 소액대출제도를 통해 연 2.5%의 금리로 800만원을 받아 운영난 등의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20일 경기도와 신용회복위원회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해 경기도 내 거주 신용회복 채무조정 확정자 4523명한테 소액 대출 126억원이 지원됐다. 2017년 지원자 수 875명한테 30억원이 지원된 것에 견줘 지원자 수는 6배, 지원금은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신용불량 등의 이유로 은행대출이 어려운 자영업자와 서민들이 소액대출제도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던 것은 ‘경기재도전론’ 때문이었다. 신용회복위원회는 서민들의 자활과 자립을 목적으로 경기도에서 ‘경기재도전론’ 기금 255억원을 지원받아 은행대출이 힘든 신용회복 채무조정 확정자에게 긴급자금 소액 대출 지원에 나섰다.
‘경기재도전론’은 서울 ‘한강론’, 대전 ‘드림론’, 광주 ‘빛고을론’ 등 다른 지자체에 견줘 저금리로 연리 최대 2.5%로 지원한다. 이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중증장애인 등 금융 취약계층은 기존 이율보다 낮은 연 2~2.45%의 저리로 지원하고 있다. 이계문 신용회복위원장은 “채무조정 직후 낮은 신용등급으로 금융기관 문턱을 넘지 못해 또다시 불법 사금융의 늪에 빠질 수 있는 분들에게 희망의 마중물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용불량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이 신용회복을 하기 위해서는 채무조정을 거쳐야 하는데 부동의율이 높은 것은 개선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수원서민금융통합센터 관계자는 “경기신용보증재단의 채무조정 부동의율이 지난 2월 기준 31.4%로 전체 평균 부동의율 4.7%에 견줘 높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자의 생계가 위기상황인 점을 고려해 경기도가 신용회복분야 소액 대출에도 관심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 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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