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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도권

모래섬에서 빌딩 숲으로…서울역사박물관, 여의도 100년 사진 공개

등록 2021-05-20 16:32수정 2021-05-22 07:24

사진①. 1884년 미국인 퍼시벌 로웰이 촬영한 여의도 사진.
사진①. 1884년 미국인 퍼시벌 로웰이 촬영한 여의도 사진.
가축들을 기르던 모래섬이었던 여의도가 국회의사당과 금융 관련 고층 기관·회사들이 즐비한 빌딩 숲으로 변모한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전이 열린다. 여의도는 지난 100년 동안 서울에서 가장 많이 바뀐 곳 가운데 하나다.

서울역사박물관은 21일부터 ‘모래섬, 비행장, 빌딩 숲 여의도’ 전시회를 연다. 이번 전시회에는 미국의 사업가로 19세기 말에 한국·일본을 여행했던 퍼시벌 로웰이 1884년 촬영한 여의도의 사진(사진①)도 공개된다. 현재의 마포구 마포동 벽산빌라에서 여의도를 바라보고 촬영한 사진이라는 것이 박물관 쪽 설명이다. 이 사진 가운데 보이는 산은 과거 양말산이라고 불렸던 국회의사당 자리다.

사진②. 1945년 미군이 촬영한 여의도 경성비행장 전경.
사진②. 1945년 미군이 촬영한 여의도 경성비행장 전경.
사진③. 1955년 미 공군이 주둔 중인 여의도 비행장 사진.
사진③. 1955년 미 공군이 주둔 중인 여의도 비행장 사진.
일제는 1916년 여의도를 군용지로 사들인 이후 1929년부터는 군대와 민간이 함께 이용하는 경성비행장을 세웠다. 여의도 경성비행장은 1930년대 도쿄∼서울(경성)∼다롄을 잇는 항공교통의 요지였다고 한다. 사진②는 1945년 8월 미군이 촬영한 것이다.

미 공군은 1955년까지 이 비행장을 기반으로 여의도에 주둔했다. 미 공군 병사인 잭 윌리엄스, 앤드루, 존 애비넷 등 세 명은 1955년 여의도 미 공군기지 주변 풍경을 촬영한 사진들(사진③)을 다수 남겼는데 이번 전시회에서 공개된다. 여의도의 모습이 생생히 담겨있을 뿐 아니라 여의도를 연구하는 데 있어 역사적 가치도 높다고 박물관은 설명했다.

사진④. 1968년 여의도 윤중제 공사 모습.
사진④. 1968년 여의도 윤중제 공사 모습.
1960년대에 들어 서울 도심의 인구 과밀화로 여의도 개발이 서울시의 중점과제로 떠올랐다. 1968년 여의도에 택지를 개발하기 위해 제방(사진④)이 쌓아졌다. 그 뒤 1970년부터 여의도에는 대규모 광장이 조성됐고, 본격적인 택지개발이 시작됐다.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입주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사진⑤. 1970년 여의도 시범아파트 설계도면.
사진⑤. 1970년 여의도 시범아파트 설계도면.
1971년 완공된 시범아파트(사진⑤)는 여의도 택지개발 역사의 산증인이다. 중앙공급식 난방, 도시가스, 승강기 등 최신식 시설을 갖췄으나 당시에는 접근성이 좋지 않아 인기가 없었다고 한다.

배현숙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서울역사박물관이 2019년에 발간한 여의도 조사보고서를 바탕으로 그동안 유물과 자료들을 수집했다. 이를 통해 약 100년 동안의 여의도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깊은 의의가 있으며, 이번 전시회를 찾는 관람객들이 여의도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사진⑥ 1987년 여의도광장에서의 제13대 김대중 후보 대통령 선거 유세.
사진⑥ 1987년 여의도광장에서의 제13대 김대중 후보 대통령 선거 유세.
이번 전시는 21일부터 9월26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된다. 다만,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운영 방침에 따라 사전예약(하루 3회)과 현장접수(50명 이내)로 운영한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사진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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