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김종구 경기도 반부패조사단 부단장이 경기도 공직자 부동산 투기 감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3기 새도시 등 경기도 내 주요 개발사업지구 주변에서 농사를 짓겠다며 농지를 산 뒤 농사는 짓지 않고 되팔아 1400억원가량 부당이득을 챙긴 농업법인 26곳이 적발됐다. 이들이 샀다가 팔아넘긴 농지와 임야 등의 면적은 축구경기장 60개 크기인 60만389㎡에 달했다.
경기도 반부패조사단은 26일 영농 의사가 없으면서도 농사를 짓겠다며 허위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뒤, 사들인 농지를 개인에게 팔아넘겨 부당이익 1397억원을 챙긴 농업법인 26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이 가운데 공소시효가 지난 법인 한 곳을 뺀 나머지 25곳을 고발했다. 농업법인들의 부동산 투기는 경기주택도시공사 개발사업 6개 지구(광명 학온, 성남 금토, 용인플랫폼시티, 안양 인덕원, 안양 관양고, 평택 현덕지구)와 3기 새도시 개발지구(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고양 창릉, 안산 장상, 광명·시흥, 과천 과천, 부천 대장) 일대에서 이뤄졌다.
이번에 적발된 ㄱ법인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도내 개발지구 일대 농지와 임야 28만5천㎡를 사면서 농지 16만7천㎡에 대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았다. 그러나 토지 소유권을 발급받은 당일부터 2021년 1월28일까지 1267명에게 작게는 17㎡, 크게는 3990㎡씩 땅을 쪼개서 팔아 3년 동안 차익 503억원을 챙겼다. ㄴ법인은 2014~2020년 도내 9개 시군의 개발지구 일대에서 농지·임야 등 43만221㎡를 사들인 뒤 437명에게 0.5~1650㎡씩 쪼개서 팔아 투기이익 67억9300만원을 챙겼다.
농지법은 농업인이나 농업법인이 농사를 지을 경우에만 1천㎡ 이상 농지를 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농업인이 아닌 일반인은 주말체험농장 목적으로만 1천㎡ 미만의 농지를 살 수 있다. 농지를 산 경우 예외 없이 관할 읍·면·동사무소에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아야 하며, 실제 농사를 지어야 한다.
한편, 경기도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3기 새도시 개발지구 일대 투기 의심 사례를 조사했지만, 직무 연관성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김종구 반부패조사단 부단장은 “농업법인과 별도로 3기 새도시 개발지구 일대 공직자 투기 의심 사례 22건을 조사했으나 직무 관련성이 없었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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