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금으로 저금리 대환 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이는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최근 크게 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생계가 어려워져 대출을 받은 서민들이나 투자 열풍에 따른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대출받아 투자)족을 노린 것이다.
경기북부경찰청은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최근 검거 사례와 범행 수법을 10일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피해자 ㄱ씨는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정부 지원금으로 저금리 대환 대출을 해주겠다. 대출 받으려면 기존 대출금을 현금으로 상환해야 한다”는 말에 속아 1650만원을 인출해 ㄴ씨에게 건넸다.
ㄱ씨에게 돈을 받아 조직에 전달한 ㄴ씨는 경기 의정부경찰서의 추적으로 지난달 구속됐다. ㄴ씨가 비슷한 수법으로 조직에 돈을 전달한 횟수가 경찰이 확인한 것만 20회, 금액은 2억962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월 1800만원을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넘겨준 ㄷ씨 역시 비슷한 수법으로 당했다. 전화 속 목소리는 대출 상담을 하는 것처럼 말을 걸어와 ㄷ씨의 대출 현황을 파악한 뒤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면 더 좋은 조건의 대출을 할 수있다”고 속였다.
지난달 검거된 이 조직의 전달책 역시 총 17회에 걸쳐 3억795만원을 조직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사를 사칭해 “계좌가 범행에 이용됐으니 현금을 인출해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전달하라”고 속이는 기존 수법에 당하는 피해자도 여전히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북부경찰청은 보이스피싱에 대응하기 위해 관내 13개 경찰서 수사력을 집중해 무관용 수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지능화, 고도화되고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며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에서 현금을 전달하라고 하거나 계좌번호 또는 PIN 번호를 요구하는 것은 100% 보이스피싱이니 주의해달라”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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