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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사람은 동쪽이 두배 많은데, 광장은 서쪽에?

등록 2021-01-05 14:54수정 2021-01-05 15:28

서울시 “서쪽 통행량 더 많은 조사결과도 있어” 반박
서정협 시장대행 “장기적으로 완전 보행 공간화 검토”
광화문광장 조감도. 서울시 제공
광화문광장 조감도. 서울시 제공
지난해 11월 첫 삽을 뜬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경실련, 도시연대, 문화도시연구소 등 9개 시민단체는 5일 ‘동서쪽이 균형 잡힌 광화문광장이 필요합니다’라는 보도자료를 배포, “광화문광장은 서쪽 편측 안이 아니라 균형감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들은 세종대로 보행자 통행량에 대한 서울시 자체 조사 결과를 보면 동쪽이 서쪽의 2배가량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2019년 5월 오후 6∼7시 서울시가 조사한 걷는 사람의 수는 세종대로 동쪽이 1815명, 서쪽이 941명이었다.

경실련 등은 “동쪽엔 교보문고·한국통신·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 시민 이용 시설이 많다”며 “동쪽에 보행 통행량이 많은데 서쪽에 광장을 만드는 건 우리 집에 불이 났는데, 옆집에서 물을 붓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또 1999년부터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9차례 실시한 ‘광화문광장 형태 연구결과’에서도 ‘중앙광장’과 ‘양쪽 광장’ 등 한쪽으로 쏠리지 않은 광장을 만드는 방안이 6차례 제안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지금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서쪽 편측 안은 3번 제안되는 데 그쳤다.

경실련 등은 “동쪽 의정부 터 발굴 조사가 끝나면 역사 전시관 등이 만들어진다. 같은 쪽 주한 미국 대사관도 몇 년 안에 옮겨갈 예정”이라며 “광장 형태는 이런 주변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단체들이 언급한 보행 통행량은 출퇴근 시간 기준일뿐, 카드이용 실적 등을 바탕으로 전체 시간대에 대해 조사했을 땐 서쪽 보행 통행량이 더 많게 나왔다”며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는 지난 4년간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도 신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권한대행이 시작한 사업도 아니고 어제오늘 얘기됐던 사업도 아니다. 지난 4년 동안 많은 논의가 돼왔던 사업”이라며 “여러 시민의 얘기, 기관 협의를 다시 해서 지난해 2월에 큰 그림을 만들었다. 그 뒤 행정절차가 차례대로 진행됐는데, 이걸 권한대행이 중지한다면 더 문제가 될 거라는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단체들이 최종 원하는 목표는 예를 들면 완전한 보행공간, 지하화 이런 것들을 이야기하고 계시는데 그런 부분들은 지금 한 번에 갈 수는 없는 거고 협의가 이뤄진 대로 이번 단계에서는 그 정도 완성해놓고 장기적으로는 완전 보행 공간화까지 검토하고 협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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