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수원마을 홍보대사로 위촉된 스롱 피아비 당구 선수. 수원시 제공
“아파도 병원에 못 가는 사람이 많아요.”
캄보디아에서 스포츠 영웅으로 불리는 스롱 피아비(30) 선수는 7일 ‘캄보디아 수원마을’ 홍보대사로 위촉되는 자리에서 “캄보디아의 가난한 마을에 신경을 써주신 수원시에 너무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캄보디아 수원마을은 수원시가 2004년 캄보디아 시엠립주와 국제자매결연을 체결하고, 2007년부터 시엠립주에서 가난한 지역인 프놈끄라옴을 지원하면서 조성된 마을이다. 우물 등 마을 기반시설에 이어 수원 초·중학교를 건립했고 기술교육을 통한 소득 창출 등 다양한 지원사업이 진행 중이다. 피아비 선수의 홍보대사 기간은 2년이다.
염태영(오른쪽) 수원시장은 지난 7일 수원시청에서 피아비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수원시청 제공
그는 지난 10년 동안 충북 청주댁으로 살아온 ‘한국인’이다. 2010년에 고국 캄보디아를 떠나 청주 남자와 결혼했을 때만 해도 한국은 낯선 나라 그 자체였다. 그는 2011년 남편을 따라 당구장을 갔다가 자신의 재능을 발견했다. ‘살림은 내가 할 테니 당구 연습만 하라’는 남편의 격려 속에 당구에 입문한 그는 2014년부터 3년 동안 전국 아마추어대회를 휩쓸었다. 2017년에는 프로에 진출했고, 프로 입문 1년여 만에 여자 스리쿠션 국내 순위 1위, 아시아 1위, 세계 3위라는 믿기 힘든 성적을 거뒀다.
그의 활약은 고향인 캄보디아에 알려졌고, 2018년 6월 캄보디아 당구 캐롬 연맹이 창립되면서 국제 대회에도 출전해 세계 선수권과 아시아 선수권에 잇달아 입상했다. 그는 캄보디아에서 ‘김연아’급의 국민적 스포츠 영웅이 됐고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의 캄보디아 국빈 방문 때 동행하기도 했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인근의 캄퐁참 출신인 그가 시엠립주의 프놈끄라옴에 세워진 수원마을 홍보대사가 된 데는 가난한 조국에 대한 아픔 때문이었다.
그는 “올해 코로나로 인해 일 년간 농사지은 작물을 수출할 길이 막혀 생계가 더 어려워진 캄보디아 국민이 많아졌다. 수원시의 지원이 가난한 고향 주민들이 일어서는 데 큰 힘이 된다. 저도 힘닿는 데까지 돕겠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