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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낸 ‘K-뷰티 국외박람회’ 중동 러시아도 가야죠”

등록 2020-11-11 20:53수정 2020-11-12 02:37

[짬] 킨텍스 이화영 대표이사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 박경만 기자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 박경만 기자

“어차피 코로나와 함께 가는 시대라면 산업은 산업대로 가야 하기에 다시는 전시장 문을 닫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코로나19가 한창인 지난 9월1일 취임한 국내 최대 규모 전시컨벤션센터인 킨텍스의 이화영(57) 대표이사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전시산업 관련 업계는 도산 직전에 있고 킨텍스도 많은 적자가 예상된다”며 “이런 때일수록 중앙정부와 경기도 등 공공영역이 선도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만난 이 대표는 “코로나 시대이지만 그린뉴딜이나 디지털 부문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선 대규모 전시회가 필요하다”고 했다.

킨텍스는 코로나 19로 인한 정부의 실내 50인 이상 집합금지명령으로 지난 8월 19일부터 약 두 달 간 총 17건의 전시·컨벤션·문화행사가 줄줄이 연기되거나 축소·취소돼 킨텍스와 주최자, 참가업체 등이 큰 손실을 보았다. 그는 고사 위기에 내몰린 전시업계에 계약 변경에 따른 위약금 11억원을 전액 면제해주기로 결정했다. 정부도 경제회복과 산업활성화 측면에서 전시장의 중요성을 인정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까지는 정상적인 전시컨벤션행사가 가능하도록 조처했다. 한국의 전시산업은 2018년 기준 약 4조1천억원 규모로 최근 10년간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취임 뒤 첫 사업으로 오프라인 전시를 보완하고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비대면 방식과 온·오프라인이 통합된 ‘하이브리드’ 형태의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우선 그랜드볼룸에 화상회의가 가능하도록 엘이디(LED) 대형스크린과 영상송출 및 홀로그램시스템, 라이브스트리밍 장비 등 비대면 방송스튜디오 시스템을 갖췄다.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컨벤션이나 포럼은 비대면 행사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어요. 최근 열린 디엠제트(DMZ)포럼은 참석자들이 세계적 석학들과 화면으로 토론하는 등 반응이 좋았고, 기본소득박람회는 온라인으로 50만명이나 참여할 만큼 성황을 이뤘지요.”

다만 전시는 온라인으로는 한계가 있어 거리두기 등 방역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킨텍스는 4단계 방역시스템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갔음에도 전시장에서는 ‘접촉자 없음’으로 판정받을 만큼 방역에서 성과를 거뒀다.

9월 취임 뒤 코로나 시대 맞춰
화상회의시스템 등 인프라 구축
기본소득박람회 온라인 50만 참여
“남북 기업인 교류 최적의 장소
북한 물품 판매·전시 지원할 터”

경기 초대 평화부지사 지내

이 대표는 대한민국 대표 전시장이란 위상에 걸맞게 미국의 CES, 독일의 대형전시회처럼 반도체를 포함한 세계일류상품전, 자동차산업, 게임산업, 중소기업무역박람회와 같은 대형 글로벌 전시회 개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선 지난 4년간 타이와 베트남에서 큰 성과를 거둔 ‘K-뷰티엑스포’는 전문인력을 보강해 중동,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로 시장을 넓히는 등 뷰티산업의 국외 박람회를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K-뷰티엑스포’는 킨텍스와 경기도가 뷰티산업 육성과 중소기업의 판로개척을 위해 2009년 국내 전시를 시작으로 2016년 타이 등 아세안 국가로 확대해 개최해온 뷰티전문 전시회다. 지난해 자카르타, 상하이, 방콕, 홍콩, 타이베이, 호치민 등 6개국 7개 도시에서 개최돼 약 1천개 국내기업이 참여했다. 올해는 1~2월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에서 개최된 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된 상태다.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개발도상국가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나 공적개발원조(ODA) 지원 등을 통해 전시장을 지어주고 위탁 운영을 하면 해당 국가와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마이스(전시박람회) 산업의 시너지 창출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3전시장 건립사업은 그가 추진해야 할 과제다. 이 대표는 “이르면 내년 말 킨텍스 3전시장 기본설계를 마친 뒤 공사를 시작하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 시기에 맞춰 2023년 말이나 2024년 초쯤 완공될 계획”이라며 “3전시장과 함께 지티엑스역, 테크노밸리, 씨제이(CJ)아레나 등이 함께 들어서면 킨텍스를 중심으로 호텔, 쇼핑, 엔터테인먼트가 결합한 복합지구가 조성돼 연간 1200만명이 방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경기도, 고양시가 각 3분의1씩 출자해 2003년 문을 연 킨텍스는 2009년 2전시장을 개장해 총 10만8566㎡ 전시면적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 3전시장이 건립되면 17만8천㎡ 전시면적을 확보해 코엑스(3만6천㎡)의 약 5배 크기로 세계 20위권의 전시장이 된다.

이 대표는 “남북한 기업인들이 모여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전시회를 개최하기엔 킨텍스가 최적의 장소”라며 “기회가 되면 남북 이산가족 화상 면담과 남북 기업인 교류, 북한 물품 판매·전시, 국제평화기구 유치 등을 최대한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동해 출신으로 이상수 의원 보좌관을 지내다 열린우리당 창당에 깊숙이 관여하고 17대 국회의원(서울중랑갑)을 지낸 이 대표는 한민족평화네트워크 대표,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이사장 등을 지내며 북쪽 인사들과 친분을 쌓아왔다. 그 덕분에 2018년 7월부터 2년간 경기도 초대 평화부지사로 경기도의 남북 교류 협력, 평화사업 등을 도맡아 추진해왔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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