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 분신(1970년 11월13일) 50주기를 맞아 서울시가 10월14일~11월15일을 ‘전태일 열사 추모의 달’로 선포하고 문화제와 전시회, 미술전 등 각종 행사를 마련한다. 노동자로서 인간다운 삶을 외쳤던 그의 뜻을 기리겠다는 취지에서다.
한달 동안 열릴 ‘2020 우리모두 전태일 문화제’에서는 △45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노동미술제 △21세기 노동자의 현실을 그린 시사만화전 △전 열사가 일했던 서울 동대문 평화시장 외벽에 구현한 평화시장 가상현실(VR) 노동미술전 △가수와 대학생 노래패가 참여하는 전태일 추모곡 발표회 등이 펼쳐진다. 특히 평화시장 노동미술전에서는 민중작가들이 전 열사 분신 이후 50년 노동운동 역사를 작품으로 표현해 평화시장 외벽 240m를 가상 전시공간에 구현한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의 전태일기념관 앞 특설 무대에선 시민들이 참여하는 게릴라 버스킹이 운영되고, 전 열사의 삶을 주제로 하는 스탬프투어(11월6일)도 진행된다. 평화시장에서 서울 쌍문동의 전 열사 집터까지 13㎞를 걷는 ‘전태일 귀갓길 야행’ 도보체험 행사도 11월6일 열린다.
5톤 트럭을 개조해 만든 ‘찾아가는 전태일기념관’은 한달 내내 공원과 학교 등 서울시내 곳곳을 누빌 예정이다. 전태일 다큐멘터리를 상영하고, 어린 시절 삶 등을 볼 수 있는 전시장이 마련된 ‘찾아가는 기념관’이 방문하길 원하는 학교나 기관은 전자우편(
taeil50@taeil.org)으로 신청하면 된다. 이와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사회학자 사스키아 사센 등 글로벌 석학 등이 참여하는 온라인 국제포럼도 열린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대부분 프로그램을 온라인(www.taeil50.org)으로 중계하고 현장 행사는 별도 관객 없이 진행할 예정이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이번 문화제가 한국 노동의 과거, 현재, 미래를 짚어보고 시민들이 노동의 참된 가치와 권리에 한발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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