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화 신임 안산문화재단 대표. 정용일 <한겨레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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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아픔을 문화적으로 치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요.”
다음달 1일 경기 안산시 산하 안산문화재단 대표로 취임하는 방송인 김미화(56)씨는 ‘희극인과 농부, 방송인 등으로 다채로운 경력을 쌓았지만 기초자치단체의 문화재단 대표는 처음 아니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전국구 연예인’으로 안산과 큰 인연이 없던 김씨가 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 공모에 나선 배경엔 ‘세월호’의 아픔이 있었다.
“제가 언젠가 사회를 본 행사에서 세월호 가족들이 합창하는 모습을 보고 인연을 맺게 되었어요. 세월호로 숨진 아들을 잃은 한 엄마가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이라는 책을 행사 뒤에 건네주셔서 읽게 됐어요. 그 중에 ‘아빠가 울면 너도 울고, 아빠가 웃으면 너도 웃지’라는, 한 아빠가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읽으며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제가 제일 잘 하는 일로 이 분들을 웃겨드릴 수 없을까”라는 마음에 공모에 지원하게 됐단다. 그는 “공모를 계기로 안산을 살펴보니 안산이 전 세계 106개국 국민이 모여 사는 작은 지구촌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어요. 이런 특수성을 문화와 잘 버무릴 수 있다면 안산을 지구촌 문화올림픽의 본산지로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라고 말했다.
한때 정상급 개그우먼으로 활동하며 온 국민을 웃게 만든 그였지만 “심사위원들 앞에 서는 일이 너무 떨리고 힘들었”단다. 김씨는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을 가지고 세월호 가족과 안산에 거주하는 많은 다문화가족들, 그리고 세월호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안산의 시민들에게 문화적으로 도움을 드리는 대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안산문화재단은 2013년 1월 출범했으며, 시의 문화예술진흥을 위한 정책개발 및 사업 시행, 문화시설 운영, 다양한 지역축제 개최 등을 담당한다. 정규 직원은 60명, 올해 예산은 137억원이다. 서류심사와 면접 등 절차를 거쳐 지난 20일 최종 합격통보를 받은 김씨는 오는 1일 윤화섭 안산시장으로부터 임용장을 받고 대표이사 임기를 시작한다. 임기는 2년이다.
김씨는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대학원 동양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등의 여러 방송을 진행했고, 현재는 농업법인 ㈜순악질 대표이사를 맡은 농부이기도 하다.
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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