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인천시 미추홀구 한 교회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과 수원·안양·군포 등 경기지역 교회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는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교회발 전파가 확산하고 있다. 인천의 있는 교회들의 경우 개척교회인 까닭에 신도수가 많지 않지만 집단감염이 발생한 수원 동부교회는 신도수가 400명에 달해 추가 감염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천 개척교회 목사 모임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이 서울로도 번지는 등 쿠팡발 확산이 잦아들자 교회발 감염이 번지는 형국이다.
인천시는 부평구에 있는 개척교회 목사 확진자 ㄱ(57·여)씨와 접촉한 28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1일 밝혔다. 신규 확진 28명 중 목사가 13명(ㄱ씨 미포함), 목사의 배우자 등 가족 6명, 신도 9명이다. 이 중 목사 확진자 2명은 각각 경기 부천과 시흥에서 개척교회를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흥 개척교회의 목사인 이들은 서로 돌아가면서 교회에 모여 성경 모임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ㄱ씨가 지난달 25~27일 부평구와 미추홀구 등 교회 3곳에서 열린 성경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조사됐다. ㄱ씨가 참석한 3번의 모임을 함께한 30명에 대한 검체 검사 결과, ㄱ씨를 포함해 확진자만 모두 22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나머지 7명은 음성이었다. 기존 22명에 오후 7시30분 현재, 외부에서 감염된 6명과 최초 확진자인 ㄱ씨를 포함, 29명이다.
방역당국은 모임 참석자들이 좁은 공간에서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토론 방식의 모임을 진행한 데다, 중복해서 모임에 참석한 이들이 많아 바이러스 전파 속도가 빨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초 확진 판정을 받은 ㄱ씨에 대한 감염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확진된 23명 중 16명은 무증상자였다. 시 관계자는 “한 집단에서 무증상자가 이렇게 많이 나온 사례도 없다. 무증상자가 많다는 것은, 최초 확진 판정을 받은 ㄱ씨가 전파자가 아닐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라며 “확진자의 정확한 동선 등을 파악해야 감염경로도 명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 목사 모임 집단 감염은 인천과 가까운 서울 강서구로도 전파됐다. 강서는 "5월 27일과 28일 각각 인천 부평구 소재 교회를 방문한 주민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1일 밝혔다. 이 교회는 집단 감염이 이뤄진 교회 3곳 가운데 하나다. 방역당국은 이 두 사람이 이 교회 목사와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강서구 47번째 확진자인 60대 여성은 개척교회 목사다. 역학조사 결과, 몇 달 간 교회를 운영하지 않은 상태로 가족 외 특별한 접촉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양천구에서도 인천 미추홀구 교회 관련 확진자가 1명 발생했다.
이날 수원에서도 교회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경기도 수원시 매탄3동 수원 동부교회에서 나흘 사이 목사와 신도 등 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수원시는 부천 쿠팡 물류센터 근무자와 이 교회 50대 여성 신도가 접촉하면서 감염이 퍼진 것으로 보고 예배 참석자 314명에 대해 진단 검사를 실시 중이다. 이날 동부교회에서는 60대 남성 ㄱ(화성시 진안동)씨, 20대 여성 ㄴ(영통구 매탄3동 매탄주공 그린빌6단지 아파트)씨, 60대 여성 ㄷ(영통구 원천동 원천1차 삼성아파트)씨, 60대 남성 ㄹ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수원 동부교회의 신도로 알려졌으며, 교인 전수 검사 과정에서 확진 판정이 났다. 동부교회 신도는 모두 400명으로 알려졌다.
앞서 교회발 감염이 발생한 경기 안양과 군포에서도 이날 추가 확진이 이어졌다. 군포시는 이날 30살(군포시 금정동)과 60살(궁내동) 남성 2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25~27일 경기 안양과 군포에서 제주도로 단체여행을 다녀온 군포의 한 교회 목사와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양·군포지역 12개 교회의 목사·신도 등 23명이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뒤 목사와 그 가족 등 모두 11명이 감염됐다. 관할 지자체에서 12개 관련 교회에 대한 시설폐쇄 및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들이 다녀간 제주도는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는 이들이 여행 중 접촉했던 159명을 확인해 자가격리 조처를 하는 한편, 검체 검사를 진행 중이다. 방문 장소 16곳에 대한 방역소독은 마친 상태다.
방역당국은 학원에서 이어지는 추가 감염 사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영등포구에서는 지난달 28일 학원 강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연세나로' 학원에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학원 강사에게 감염된 수강생의 가족이 1일 오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밖에도 서대문구의 아나운서 학원에 다니다 감염된 수강생이 마포구의 학원에서 근무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역학조사 결과, 지난달 30일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확진자가 지난달 26일 학원에서 수업 진행을 보조한 것이다. 현재 방역당국은 원생 등 접촉자 96명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정하 서혜미 김기성 홍용덕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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